사회 사회일반

한류 팬덤 토착화… 사흘간 15만명 열광

[도쿄돔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현장을 가다]<br>日 전역에서 SNS등 통해 좋아하는 그룹 팬들 모여<br>같은 응원복장 입고 환호… K팝 열기 다시 한번 과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에 사흘간 총 15만명의 일본 관객이 운집해 슈퍼주니어·소녀시대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10팀이 펼친 무대에 열광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공연이 열리는 도쿄돔 앞에는 SNS를 통해 만난 팬들이 낮부터 몰려들었다.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직접 만든 모자ㆍ옷ㆍ플랜카드 등의 응원도구로 함께 응원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와이어에 매달린 동방신기 멤버 두 명이 객석 양쪽에서 공중으로 떠오르며 등장하자 도쿄돔이 떠나갈 듯한 함성이 들렸다. 그들의 노래 ‘미로틱(mirotic)’이 이어지자 도쿄돔 5만석을 가득 채운 일본 관객들은 ‘원해’ ‘빠져’ ‘미쳐’ 등 한국어 후렴구를 미리 약속이나 한 듯이 따라 불렀다. 4시간 동안 쉴 틈 없이 공연이 이어졌지만 자리에 앉거나 중간에 나가는 관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6월 파리에서 K팝 열기에 불을 지핀 SM엔터테인먼트가 이번엔 ‘한류의 발원지’ 일본에서 다시 한번 세력을 과시했다. 동방신기ㆍ소녀시대ㆍ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10여팀이 2일부터 4일까지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 펼친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는 사흘 동안 일본 전역에서 운집한 관객 15만명을 들썩이게 했다. 이번 공연은 기존에 있던 일본의 한류 열기를 재확인하고 한류의 새로운 주역을 미리 만나보는 자리였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는 보아가 지난 6월 일본에서 데뷔해 인기를 끌고 있는 샤이니와 함께 노래를 부르고 소녀시대의 제시카가 친동생이자 내년 일본 데뷔를 앞둔 걸그룹 에프엑스의 크리스탈과 함께 무대에 올랐다. 관객들의 열기는 대단했다. 공연 내내 야광봉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며 한국 가수들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공연에 앞서 도쿄돔 앞에서 만난 관객들은 똑같은 응원 복장을 하거나 응원도구를 들고 삼삼오오 그룹을 지어 모여 들뜬 모습으로 공연에 대한 기대를 나누었다. 특히 성별도, 나이도, 사는 곳도 다르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같은 그룹의 팬으로 모여 이날 처음 만난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트위터에서 ‘소녀시대 팬’이라는 이름으로 10여명의 사람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는 42세의 한 남성은 자신을 ‘수영(소녀시대 멤버)의 아빠’라고 소개하며 수영의 생일인 2월10일을 뜻하는 숫자 ‘210’이 쓰여진 모자를 쓰고 있었다. 한국이 좋아 한국 성으로 이름을 만들었다는 이 소미꼬(28)씨는 트위터에서 ‘1983년생 슈퍼주니어 팬 모임’을 통해 만난 다른 팬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그는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 활기를 느낀다”고 말했다. 사이타마현에서 온 대학생 묘타(19)씨는 일본 최대 SNS인 믹시(MIXI)에서 소녀시대 팬들을 만났다. 소녀시대 응원용 수건을 들고 있던 그는 “이 수건은 ‘믹시’에서 소녀시대 팬이 직접 제작해 1,000엔에 판매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의 티켓 가격은 1만2,800엔(한화 약 18만원). 입장권 수입만 265억원에 이른다.차비와 응원도구 구입까지 합치면 관객 1인당 공연을 보는 데 든 비용은 수십만원으로 추산된다.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이들의 행렬은 일본 내 한류가 하나의 문화 장르로 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SM타운 공연은 오는 10월 뉴욕 매디슨스퀘어 가든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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