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 "유일 경기부양수단"에 美도 용인

■ 엔화가치 급락세 배경·전망强달러도 한몫… 135~140엔까지 밀릴수도 엔화 가치 급락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25일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가 130엔대 중반까지 밀린 일차적 원인은 물론 시오카와 마사주로 재무성 장관의 엔 추가 약세 용인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엔화 약세를 통해 최소한의 성장 동인(動因)을 확보하려는 일본의 환율정책이 일단 성공 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엔화 약세에 대한 아시아 각국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일본 국내에서도 엔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지나친 추락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강한 달러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역시 엔화 약세 지속의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엔저 위한 대내외 여건 조성 최근의 엔화 약세는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측면이 크다. 일본 경제는 올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경기부양책은 엔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길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일본 정부가 장기 불황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응, 엔저 외에는 여타 정책을 구사할 수 있는 타이밍마저 놓쳤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IMF의 최대주주인 미국이 엔저를 용인, 일본의 노골적인 엔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실제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서는 엔저 용인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으며 로렌스 린지 백악관 경제담당보좌관 역시 구조개혁의 진전을 위해 엔화 약세를 용인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앞으로 엔화는 135~140엔대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 강(强) 달러, 엔화 약세 부채질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엔화의 하락 속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엔저의 '플러스 알파'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은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가들의 미국 자산매입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경기 후퇴와 급격한 금리 인하, 그리고 9ㆍ11 테러 대참사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해외자금이 달러화의 환율을 결정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일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및 채권매입이 지속적으로 늘어 달러 강세, 엔화 약세를 심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외채상환 연기로 불안한 이머징마켓에서 탈출한 국제자금들이 달러를 도피처로 인식, 달러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도 달러강세의 한 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강달러에 반발하던 미 제조업계의 목소리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인데다 미국의 조기 경기회복을 겨냥한 해외자금의 유입도 갈수록 늘어나 달러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 지나친 추락은 제동 걸릴 듯 데스몬드 순 퍼시픽 어셋 매니지먼트 아시아 채권 및 외환 담당자는 "엔저가 아시아 각국의 통화 약세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수출 국가인 이들에게 있어 물가 불안이 없는 한 통화 약세가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의 말처럼 인플레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통화 가치 하락은 수출 경쟁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 그러나 통화 가치 하락은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사람에게는 자산가치 하락을 의미하며 이는 곧바로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아시아 각국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중국은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거센 위앤화 평가절하 압력에 시달리면서도 꿋꿋이 버텨낸 점을 들어 일본의 노골적인 엔화 약세 정책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 동시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태에서의 엔저는 수출기업의 판매전략에 예전처럼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엔저 효과 제한론'도 급부상하고 있어 엔화의 지나친 추락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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