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계 벌처펀드 日기업사냥 가속

외국계 벌처펀드가 과다 부채 등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일본 기업 사냥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97년 아시아 외환위기까지 전무하다시피 했던 외국계 벌처펀드의 일본기업 인수는 2001년 22건, 2002년 39건으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국 투자가들은 계열사간 복잡하게 얽혀있는 재무상황, 경직된 노동시장 등으로 일본 기업 인수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로 기업 경영이 악화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자구 노력의 일환으로 비핵심 사업을 잇따라 시장에 내놓으면서 벌처펀드 시장이 급속하게 커지고 있다. 미쓰비시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벌처펀드의 일본 기업 인수는 지난해보다 최소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액수로는 지난 2001년 1,160억엔에서 2002년 1,070억엔으로 다소 줄었지만 올해 다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벌처펀드인 J.P.모건 파트너스는 지난해 닛산의 자동차 부품 자회사인 리듬 코퍼레이션을 인수했으며, 또 다른 외국계 벌처펀드인 칼라일 그룹은 일본계 펀드와 합작으로 인수 대상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벌처펀드의 잇따른 일본 기업 인수는 지난 80년대와 90년대 초 매출 증대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일본 기업들이 미국의 록펠러 센터와 캘리포니아 페블비치 골프장을 사들이며 미국인을 불안감에 싸이게 했던 것과 똑 같은 감정을 일본인에게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인식을 감안해 외국계 투자자들은 인수 후에도 고용 보장과 지나친 경영 간섭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당근 전략을 구사하며 벌처펀드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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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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