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다큐, 미운 오리서 화려한 백조로

MBC '아마존의 눈물' 시청률 25%로 인기 이끌어<br>영화·DVD·책 등 재활용해 투자비 회수율도 높아져

아마존의 눈물 2부 '사라지는 낙원'의 한 장면

돈만 쓰는 부서로 서러운 눈칫밥을 먹으며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지상파 다큐멘터리(이하 다큐)팀이 화려한 '백조'로 비상하고 있다. 12일 방송계에 따르면 MBC가 2009년 창사특집으로 제작한 5부작 다큐 '아마존의 눈물'이 에필로그(17.9%)에 이어 1부 '마지막 원시의 땅'이 25.3%(TNS미디어 기준)에 이르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에 밀렸던 다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건비를 제외한 투자비만 15억원이 투자된 이번 작품은 극장판 개봉도 준비하고 있다. 마운틴픽처스가 배급을 맡아 3월말 300여개의 스크린으로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정성후 MBC스페셜 부장은 "영화 관객들에게 TV에서 볼 수 없었던 화면을 재구성해 보여줄 것"이라며 "특히 대형 다큐는 '밑 빠진 독'처럼 투자만 했던 예전과 달리 방송사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광고 수익 외에도 책ㆍDVD판매 등 다양한 형태로 재활용해 투자비 회수율도 높아져 제작비 충당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다큐 대중화의 성공 비결은 지난 5년여의 노하우 축적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 부장은 "그동안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성숙해 이제 꽃피는 단계"라면서 "'아마존…'을 제작하면서 브라질 정부를 통해 공식적인 절차를 밟고 우리의 기획취지를 끈질기게 설득해나가면서 공들인 결과"라고 말했다. 오진산 KBS제작국장은 "시청자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웬만한 작품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비주얼ㆍ내용ㆍ포스트프로덕션(편집 등 촬영 후 처리) 등 이른바 다큐멘터리 3박자를 맞추기 위해 과거보다 2배 이상의 인력과 제작비를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큐의 대중화에는 디지털 TV의 보급도 한 몫 했다. 국내 디지털 TV보급률이 47.9%(2009년 6월 기준)로 다큐도 고화질 화면이 아니면 높아지는 시청자들의 시각적인 기대수준을 채울 수 없게 된 것. 정 부장은 "한 겨울에 녹색의 아마존 지대를 HD화질로 촬영해 시원한 볼거리를 선사한 것이 성공의 또 다른 비결"이라며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감동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차마고도ㆍ누들로드 등을 통해 시청자들의 눈높이를 확인한 KBS도 새로운 볼거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이번 아무르강 제작에는 헬기촬영을 늘리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형 다큐 제작은 올해도 계속된다. KBS는 5부작 '동아시아 생명대탐사 아무르강'과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 '고선지 루트를 가다' 등을 선보인다. SBS는 생태위기의 툰드라를 조명하는 3부작 '툰드라'를 11월 방영할 예정이다. 또 EBS는 2008년 11월 방송한 3부작 '한국의 공룡'이 호평을 받자 올해는 올리브스튜디오와 공동으로 3차원(3D) 입체 화면으로 '한국의 공룡2' 극장판 제작에 들어갔다. 40억원이 투자돼 12월 개봉될 작품은 '한국의 공룡'의 주인공 점박이가 성장해 세대를 이루는 줄거리가 전개된다. 정지은 EBS편성부장은 "공룡하면 쥬라기공원을 떠올리던 시청자들이 우리 공룡을 인식하게 된 계기"라면서 "최근 3D 아바타를 통해 볼거리와 감동이 있으면 거금을 낼 용의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만큼 관객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