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채권시장 풍향계] 'BBB이하' 거래는 시간 걸릴듯

한국은행이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 금리를 2.5%로 0.5%포인트 인하했지만, 그 동안 금리하락을 주도하던 외국인들의 이익 실현으로 시중 금리는 3.26%에서 지난 금요일 3.60%로 반등했다. 다만 은행채 등 우량 크레딧의 국고채와의 스프레드는 2008년 8월 신용 스프레드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반면 BBB 등급 이하 채권은 스프레드 축소 폭이 상대적으로 미세한 편이고, 아직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거래되지 않고 있다. 이 처럼 시장이 양분돼 한 시장에서는 자금이 풍족하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도 자금이 경색되는 모습이 몇 주째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통화정책으로 인해서 콜시장에서는 자금 잉여가 극심해서 자산운용사의 콜 자금도 운용처를 찾기 어렵고 풀린 자금이 MMF에 쏠리면서 CP 시장도 신용도가 높은 A1시장에서는 물건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1년 이하의 시중은행채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기 금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채권 시장에서는 풍부한 유동성이 어느 섹터, 어느 종목으로 집중될 수 있는지가 핵심적인 쟁점이다. 최근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단기 자금의 쏠림이 심했고 금리도 내려올 만큼 내려왔다는 인식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속적으로 금리가 낮아지면서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현재 단기 우량 등급 채권의 2~3%대 절대 금리로는 향후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서 자금이 이탈될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자금이 이탈된다면 아직은 절대 금리 수준이 높은 A이상의 크레딧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크고 발행 기업의 재무 구조의 건전성이나 자금 상환 능력을 고려해서 종목별로 차별적으로 금리가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경기, 물가, 정책 방향이 아직까지는 금리 하락에 방향이 맞춰져 있는 것은 사실이고 아직 국내 기업의 신용 문제가 완전히 해소된 상황은 아니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단기간 해소되기는 힘들다. 다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풍부한 자금도 높은 등급에서 낮은 등급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겠지만, 아직 신용위험이 해소되지 않은 BBB등급 이하의 낮은 등급 채권이 거래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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