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자동차의 '굴욕'

16년만에 최악 판매실적 기록<br>고유가등으로 7월 1,255만대 팔아 전년比 13% 줄어<br>GM등 빅3 점유율 사상최저… 생존 경쟁 치열해질듯


미국 자동차 시장이 신용경색과 고유가의 여파로 16년만에 최악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미 자동차 '빅3'에 속하는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는 물론, 도요타와 혼다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브랜드마저 월간 판매량이 줄줄이 하락했다. 이에 따라 매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한 대대적인 추가 구조조정과 경영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의 빅3와 아시아 라이벌 업체들간에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뉴욕타임스는 미국 자동차 메이커들의 7월 평균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2% 하락한 1,255만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992년 4월 이후 16년만에 최저수준이다. 이번 결과는 그간 실적부진을 겪은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감원 및 증자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미 자동차 빅3사는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순으로 7월 자동차 판매가 각각 26.1%, 14.7%, 28.8%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월간 판매를 계기로 빅3사의 미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저치인 42.7%로 떨어졌다. 반면 아시아계 브랜드들의 시장 점유율은 49%에 달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 시장에서 비교적 약진해온 일본 브랜드들도 미국 업체들보다는 나았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도요타가 11.9%, 혼다가 1.6% 7월 판매량이 감소했다. 소형차를 주로 생산하는 닛산이 유일하게 고유가의 반사이익으로 수요가 늘어난 덕분에 판매량이 8.5% 증가했을 뿐이다. 미 자동차업계의 굴욕적인 실적은 모기지 부실의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와 고유가 등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떨어 뜨린 결과다. 빅3사는 주 생산품종인 대형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낮은 연비 때문에 급격히 수요가 줄면서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또 사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 리스(대여) 사업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사들이 운영하는 자동차대출과 보험 등 금융업체들도 자금난에 빠져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빅3사는 수천명의 직원을 감원키로 결정하고 조기 명예퇴직안을 내놓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자동차 업체들의 저조한 판매실적은 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GM은 지난 2일 올 2ㆍ4분기 순손실액이 무려 155억달러에 달해 100년 GM 역사에서 세번째로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닛산도 분기순익이 43% 감소했으며 BMW는 33% 떨어졌다. GM은 2005년부터 지금까지 누적 적자규모가 680억달러에 달한다. 제임스 팔리 포드 마케팅 책임자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신용경색의 후유증이 악화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라 자동차 시장의 불황도 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자동차대출과 보험 등 관련금융 사업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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