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한파가 우리 경제의 피부에 직접 와 닿기 시작했다.’ 한국과 거래하는 미주 지역 바이어들의 상당수가 수입 주문을 10~20%가량 줄였거나 줄일 계획이며 한국 직접투자 계획도 연기 또는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특히 경기침체가 이어질 경우 하반기부터 거래규모를 더욱 줄여가겠다는 입장을 보여 수출차질에 따른 실물경제 충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서울경제가 KOTRA와 함께 ‘주요국 바이어(투자자) 동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력시장인 미주 지역 바이어들은 최근의 경기침체 여파로 한국산 직물ㆍ의류와 화학제품 수입 오더를 10~20%가량 축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상철 KOTRA LA무역관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재고가 늘어나자 (현지 바이어가) 섬유ㆍ전자ㆍ건축자재ㆍ화학제품 등의 수입규모를 줄이고 있다”며 “자동차부품과 기계류 등은 상대적으로 (경기침체에)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자동차부품과 기계류 바이어들 역시 (경기침체가) 하반기까지 지속되면 수입 오더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한국산의 수출물량은 더욱 줄어들 것이고 (주문이 줄어들) 대상 품목도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지역의 주요 거점인 멕시코에서도 최근 페소화 평가절하로 현지에 수입되는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한국산 제품 수입을 소폭 줄이고 있다. 한국산 제품의 수출감소 현상은 일본ㆍ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에서도 확인됐다. 싱가포르무역관 측은 “현지 자동차 딜러들은 소비자들의 관심이 에너지절감형인 일본 자동차에 몰려 한국 자동차 판매가 15~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이밖에 한국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도 15~20%가량 수입물량이 줄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역시 경기침체로 상당한 악영향을 받는 것이 확인됐다. 인디아나주에 있는 미국 업체 C사는 최근 영업악화로 파산을 신청, 지난 2년간 진행해오던 한국 현지공장 확장 계획도 전면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