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건희 회장의 새 화두 '창조 경영'] <2>'창조하기'와 '적응하기'

발상을 바꾸고 '고객 눈높이' 맞춰라<br>삼성전자-'전하 부도체저장 기술'로 테라시대 개척<br>모토롤라- 부가기능 줄인 디자인으로 '휴대폰 최강'<br>이 마 트- 매대높이 한국인 키에 맞춰 할인점 석권



[이건희 회장의 새 화두 '창조 경영'] '창조하기'와 '적응하기' 발상을 바꾸고 '고객 눈높이' 맞춰라삼성전자-'전하 부도체저장 기술'로 테라시대 개척모토롤라- 부가기능 줄인 디자인으로 '휴대폰 최강'이 마 트- 매대높이 한국인 키에 맞춰 할인점 석권 "부도체(不導體)에 전기를 담아볼까." 전자에 대한 기초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런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 71년부터 무려 35년간 지속된 '엔지니어링 공식'에 따르면 전기는 도체에 담는 것(플로팅 게이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40나노(10억분의1미터)의 기술적 벽을 뚫지 못한다. 9월 삼성전자 기술개발팀은 타노스라는 신물질을 이용, '전기를 부도체에 저장하는 방식(CTF기술)'의 40나노 이하의 초미세 가공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의 '테라시대'를 열었으며 향후 10년간 250조원 이상의 시장창출 효과를 얻을 것으로 평가받았다. 기존 공법으로는 도저히 만들 수 없었던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상식을 거부한 발상으로 접근, 신기원을 열어젖혔다. ◇발상의 전환이 시장을 창조한다= 정보와 기술이 초단위로 공개, 발전하는 21세기에는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창조할 수 있어야 기업의 영속성을 보장받는다. 지난 2004년 초까지도 파산직전으로 내몰리던 모토롤라가 최근 휴대폰 시장의 ‘막강 파워’로 부활한 것은 초슬림 휴대폰 ‘레이저V3’의 등장 덕분이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 레이저V3는 지난 2ㆍ4분기에만 5,19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세계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모토롤라의 분기실적으론 사상 최대. 이 기간동안 영업이익률도 11.2%(고가전략을 구사한 삼성전자 보다 1.7%포인트 높다)에 달했다. 모토롤라의 성공비결은 마케팅의 정석을 벗어던진 ‘발상의 전환’. 그동안의 마케팅 수순은 ‘先시장조사 後제품개발’였지만 모토롤라는 이 순서를 무시했다. 고객들도 때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형상화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한발 더 나아가 디자인을 살리기 위해 부가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으로 믿어왔던 다양한 부가기능들이 ‘소비자를 유혹하는 디자인’에는 오히려 장애가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기 위해선 기존의 것을 의심하고, 생각을 전환하는 것부터 출발한다”는 시각으로 모토롤라의 성공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창조의 밑거름은 ‘적응하기’= 시장 창조의 기준점은 소비자다. 모토롤라가 소비자의 취향을 변화(기준점을 이동)시켜 성공했다면, 신세계 이마트는 소비자의 욕구에 철저히부응(기준점에 적응하기)해 성공했다. 월마트, 까르푸는 명실상부한 세계 1, 2위 소매유통 회사. 하지만 이들 양사는 올해 한국시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시장 전망이 나빠서 발을 뺀 것이 아니라, 시장 개척에 실패해 도주한 꼴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계 할인점들이 한국시장을 공략하는데 실패한 원인은 한국 소비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필립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사장은 매각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각 국가별로 업계 3위안에 진입하지 못하면 철수하는 것이 그룹의 전략”이라며 “솔직히 사업에 실패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들 외국계 할인점을 패퇴시킨 주인공은 토종 유통체인인 신세계 이마트. 이마트는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도록 원래 할인점 모델을 변형시켜 매대 높이를 한국인의 키 높이에 맞추는 등 이른바 ‘한국형 할인점’을 창조했다. 이마트는 월마트코리아까지 인수하는 등 국내 할인점 시장을 석권했으며, 최근에는 같은 전략으로 중국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장=소비자’인 만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한걸음 빨리 해결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11/0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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