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아웃 중인 건설사가 부산에서 최고 30대1이 넘는 청약 경쟁률을 이끌어내며 아파트 분양에 성공해 화제다. 보통 워크아웃 건설사의 분양 아파트에는 소비자 호응이 낮았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결과다.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벽산건설이 부산 북구 금곡2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한 '율리역 벽산블루밍'이 지난 12일 청약에서 336가구 공급에 무려 5,017명이 몰려 평균 15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입주자를 모두 채웠다. 특히 이 아파트 전용 59㎡는 14가구 모집에 441명이 몰려 3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H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산은 주택가격이 오르는 등 부동산 경기가 좋다 보니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 같다"며 "율리역과 인접해 있고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기 때문에 웃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벽산건설이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불리함에 불구하고 분양에 성공한 것은 뛰어난 입지와 가격 경쟁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 관계자는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800만~900만원에 달하지만 율리역 벽산블루밍은 780만~790만원으로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59㎡, 84㎡ 등 최근 인기가 높은 중소형 물량을 일반분양분으로 배정한 것도 분양 성공의 요인으로 꼽힌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추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산지역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며 "워크아웃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분양보증 제도로 계약자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이번 분양 결과로 조만간 워크아웃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소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