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백색가구, 복고 바람 타고 화려한 부활

●伊 '밀라노 가구박람회'에 가보니…<br>40년만에 매장 곳곳 화이트 컬러 제품들로 가득<br>흰색 바탕에 빨간색등 원색 포인트로 세련미 연출<br>IT·미술작품 접목한 컨버전스 가구도 새 트렌드로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된 ‘제50회 가구박람회’에서는 복고풍 트렌드와 혁신적인 디자인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클래식한 스타일의 포트레이트 전시매장. /사진제공=에이스침대

'백색가구, 40년만에 다시 세계 가구시장의 중심에 서다'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규모의 가구산업전인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화이트 컬러에 하이그로시 도장으로 마감된 화려한 가구제품들이 곳곳에서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마디로 백색가구의 화려한 부활을 예고한 셈이다. 박람회장에서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에서 1970년대에 유행하던 백색가구가 복고 바람을 타고 40여년 만에 다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며 "흔히들 백색가구를 신혼가구로 생각하지만 최근 유행하는 내츄럴리즘과 가장 부합하는 컬러가 백색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선보인 백색가구들은 흰색 바탕에 레드나 블루 등 원색으로 포인트를 얹어 훨씬 감각적인 아름다움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밀라노 중심의 21만500㎡ 규모의 전시장에 갖춰진 이번 박람회는 세계에서 2,720여개 업체가 참여하고 33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정도로 남다른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박람회 관계자는 "박람회 기간 동안 밀라노 시내 호텔 숙박료가 평상시의 10배 수준인 500유로까지 치솟는다"며 "그마저도 박람회 4개월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숙소를 구할 수 없다"고 전했다. 장르와 업종을 뛰어넘는 컨버전스도 올해 박람회에서 빠질 수 없는 흐름이다. 이탈리아 가구업체인 포트레이트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가구에 일본 애니매이션 캐릭터나 팝아트 디자이너인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을 포인트로 접목시킨 제품들을 선보였다. 아르플렉스는 이탈리아 레저의류 전문업체인 아스피지의 최첨단 의류 소재를 소파에 적용, 소재와 실용성 면에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르플렉스의 한 관계자는 "IT나 의류, 미술 등을 가구에 접목시키며 가구산업의 범위와 한계를 확장하는 작업이 최근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밀라노 가구의 한발 앞선 디자인 경쟁력과 함께 밀라노 가구산업을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려놓은 주요 원동력은 무엇보다 대를 이어오는 장인정신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 내 약 7만4,000여개에 달하는 가구업체들은 소규모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수대째 가업을 승계하며, 엄격한 품질관리로 전세계 고급가구 시장의 90% 이상을 점하고 있다. 1972년에 설립된 가구회사 바찌의 2세 경영자 움베르토 바찌는 "대를 이어 세계 최고 품질의 가구를 생산한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고 외형을 키우기 보단 얼마나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지에 몰두하는 것이 이탈리아 가구산업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한국 가구업계에 대해 이탈리아의 가구 장인들은 '기본에 충실하라'는 조언을 남겼다. 명품가구회사인 프란체스코 몰로니의 로베르또 몰로니 대표는 "아무리 밀라노라도 중국산 저가 가구제품의 공습에는 자유로울 수 없으며 가구산업의 위기에 공감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고급 가구 시장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국의 가구업체들은 유행에 따라 천편일률적인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각 가구업체마다 고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반영할 수 있는 디자인과 브랜드 스토리를 개발한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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