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원자재값 올 최고점 찍고 장기 하락"

■ 삼성경제연 보고서<br>3차 '자원 슈퍼사이클' 약세 국면 진입<br>천연가스·알루미늄·아연은 벌써 내리막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해 정점을 찍고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환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8일 '자원시장 하락 추세로 전환되었나'라는 이름의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의 장기사이클은 지난 2009년을 정점으로 하락 국면에 진입했는데 석유와 구리의 가격이 세계 경제성장에 2~3년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원가격은 장기적으로 하락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자원시장은 20년 주기의 '슈퍼사이클'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전쟁특수를 기반으로 한 1차 슈퍼사이클과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시작된 2차 슈퍼사이클 등 20세기 들어 두 차례의 슈퍼사이클이 있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3차 슈퍼사이클은 중국 같은 신흥국 경제성장으로 촉발됐다"고 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차 슈퍼사이클은 1965년 2월부터 1997년 6월까지였다. 지금은 3차 슈퍼사이클 시기인데 중단기적 이슈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세계 경제둔화를 감안하면 올해가 최고 정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원자재 종류별로 보면 석유가 올해 정점에 이르렀고 천연가스는 이미 2006년부터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구리는 올해 최고점을 이루고 알루미늄과 아연은 벌써 내리막길에 들어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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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옥수수ㆍ밀ㆍ대두 같은 국제 곡물가는 아직 상승 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2010~2012년 발생한 세계적 기상악화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장기적인 원자재가격 하락세에서 ▦셰일가스 ▦신재생에너지 ▦바이오연료 ▦중국 수요 ▦기상 이변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셰일가스는 중국이 생산을 개시하면 에너지 시장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천연가스ㆍ석탄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석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내다봤다.

신재생에너지는 주력 에너지원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이나 화석연료의 보완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평가도 했다. 세계 원자재 시장의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은 앞으로 국제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이 약해지겠지만 에너지ㆍ곡물 수요는 계속 늘릴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자원가격의 하락은 자원수입이 많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자원 슈퍼사이클의 정점을 확인하고서 탐사와 개발 관련 기술 투자를 하락 국면에 확대하는 역발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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