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졸업 기술인력의 취업확대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하고 나서 기업들의 고졸채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교장과 취업담당 교사 1,000여명,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장이 모여 고졸 출신을 뽑겠다는 협약을 맺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에게 고졸 출신에 대한 채용을 공식적으로 늘리도록 정부가 직접 앞장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금융권을 시작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고졸 채용바람은 대졸자 위주로만 형성돼온 기업의 채용 인사 시스템이 자리에 걸 맞는 적절한 인력을 뽑고 실력을 우대하는 문화로 개선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고졸출신을 사무 관리직으로까지 확대하고 대우도 일정기간 뒤 대졸자와 같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채용에 나서자 외국어고와 과학고 출신까지 몰리는 현상이 빚어졌다. 여기에는 정부가 최근 고졸 기술인력에 대해 병역부담을 덜어주고 공공기관에서 4년 이상 근무하면 대졸자와 동등한 대우를 해주기로 하는 등의 고졸자 취업 강화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고졸자 채용 확대 현상은 대학진학률이 80%를 넘어설 만큼 지나친 교육열로 빚어진 높은 학력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학벌중심적 사회문화를 개선하고 청년 실업률을 낮추는 등 사회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예상케 한다. 그런 점에서 고졸자 취업 증가는 매우 바람직하다. 문제는 고졸 채용을 늘리는 것이 정부의 압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 자율적 판단으로 돼야 한다는 점이다. 우수한 인력은 조직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다. 따라서 어떤 인력을 채용할 것인지는 기업의 미래와 성패를 좌우하는 것으로 전적으로 기업의 책임과 권한이다. 고졸자 취업 확대가 기업의 경쟁력을 흔드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결코 안될 일이다. 인력 채용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고졸 채용에 대해 정부는 기업들을 지나치게 압박하지 말고 정책적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유도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 기업들 스스로도 학벌위주의 불합리한 사회문화 개선을 위해 여건에 맞춰 고졸채용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