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표류 '용산 개발' 새 돌파구 찾을까

국토부 역세권 건폐·용적률 1.5배까지 상향 허용<br>역세권 방식으로 전환하면 수익성 좋아지지만<br>주민 반대에 市도 부정적 입장… 변경 쉽잖을듯

오는 16일부터 고밀 개발을 위한 '역세권 개발·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역세권 개발방식으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용산역 일대의 철도창 부지 전경.


고밀개발을 통해 역세권 개발 활성화를 위한 법 제정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표류하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국토해양부는 KTX 정차역 등 역세권의 용적률과 건폐율을 대폭 상향조정할 수 있도록 한 '역세권 개발ㆍ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안이 5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오는 16일부터 5일 시행된다고 밝혔다. 시행령 시행으로 역세권 주변은 건폐율과 용적률을 해당 용도지역 건폐율ㆍ용적률의 1.5배까지 상향 조정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도시개발법'에 따른 도시개발사업 방식으로 추진돼 왔던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도 일단 역세권 개발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시행령이 정한 사업 최소기준에 따르면 철도역의 증축ㆍ개량되는 대지 면적이 3만㎡ 이상이거나 개발 면적이 30만㎡ 이상이면 역세권 개발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측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역세권 개발로 방식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다만 이 경우 도시개발사업구역 지정을 철회하고 새로 역세권개발구역으로 지정 받아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파이낸싱투자(PFV) 측도 역세권 개발로의 전환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용적률과 건폐율을 기존 계획의 1.5배로 늘린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용산 역세권 개발의 자산관리회사(AMC) 경영에서 손을 뗀 삼성물산이 당시 사업성 확보를 위해 용적률 상향을 서울시 등에 건의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A건설의 한 관계자는 "역세권개발 방식을 도입하면 현재 608%인 용적률이 800%선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림허브PFV 측은 역세권 개발 전환 카드를 적극적으로 꺼내 들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바로 사업방식 변경에 따른 주민동의 절차다. 역세권 개발 사업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주민의견 청취→관계 중앙행정기관 협의→지자체 의견 수렴→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사업을 원점으로 돌리고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지역 주민 정서로는 동의 자체를 장담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뒤늦게 서울시의 요구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포함됐던 서부이촌동 지역의 경우 지구 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크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더 나은 사업여건 확보를 위해서라면 '조금 돌아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칫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로 아예 사업이 아예 '길을 잃고 표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용적률 상향에 대한 서울시의 부정적 입장도 선뜻 역세권 개발로 전환하기 어려운 이유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도시경쟁력을 감안하면 개발 과정에서 무조건 밀도가 높아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용산의 경우 현재의 용적률이 가장 적절한 수준"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결국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입장에서 '역세권 개발' 방식은 보기는 좋은데 먹기는 쉽지 않은 '그림의 떡'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새 건설투자자 확보를 위해 고심하고 있는 드림허브PFV 측이 사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업방식 변경이라는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용적률이 높아진다면 수익성이 높아지고 분양가도 낮춰 고분양가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