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2-3>] 다시 성장으로, 또 다른 변신

"브라질 경제엔 좌우가 없다"‥"지속 성장으로 일자리 만드는것이 親勞"<br>좌파정권 룰라 대통령 우파정책 단행<br>경제 점차 안정 "리더십의 승리" 평가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다시 성장으로, 또 다른 변신 "브라질 경제엔 좌우가 없다"‥"지속 성장으로 일자리 만드는것이 親勞"좌파정권 룰라 대통령 우파정책 단행경제 점차 안정 "리더십의 승리" 평가 • "성장우선 정책" 다시 뛰는 칠레 • "고용창출위해 기업경영여건 개선" • "고통분담 감내한 국민들의 功"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 재출항! 한국號 어디로 상파울루에 처음 도착해 도심을 걷다 보면 브라질이 왜 가난한 나라로 알려져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미(南美) 최고의 도시답게 현대식 마천루가 빼곡히 들어서 있고, 생동하는 분위기가 넘쳐 흐른다. 그러나 가이드는 물론 현지 교포들은 ‘안전’을 유달리 강조한다. 심지어 강도를 만났을 때의 행동 요령도 있다. 돈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반항하지 말고 선선히 지갑을 꺼내 주라는 게 골자다. 이런 요령을 가르쳐줄 때는 실감을 더해주기 위해 얼마 전 총기사고를 당해 사망한 현지 주재원의 얘기도 빠지지 않고 곁들인다. 상위 10%가 국내총생산(GDP)의 49.8%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전 국민의 27%(4,600만명)가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의 단면이다. 우주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 몇 안 되는 나라. 연간 200만대의 자동차를 만들어 내는 자동차 생산대국. 신(神)의 축복을 받은 땅이라는 그들의 자부심에 걸맞게 넓은 영토와 풍부한 천연자원을 가진 나라. 그래서 가난한 게 오히려 이상한 나라. 브라질의 현실은 이처럼 외형과 속내의 괴리가 크고도 깊다. 사실 브라질은 1950년부터 63년까지만 해도 연 7%의 고성장을 구가했다. 이런 고도성장시기에는 ‘잠자는 거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다. 상파울루 국립대학의 시만 다비 실바 교수는 “브라질 정부는 고도성장의 열매를 성장 역량을 강화하는데 다시 투자 하지 않았다”면서 “아직도 전력의 70%를 수력발전에 의존하고 있어 비가 내리지 않으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가 반복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70년대 이후 경제가 급속히 쇠퇴했지만 ‘퍼주기 식’연금 지출을 고집하면서 정부 재정은 거덜이 났다”면서 “쌓여가는 재정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무분별하게 찍어낸 통화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했고, 더욱이 고정 환율제 등 보호주의 정책을 고수한 탓에 해 해외로부터의 투자는 갈수록 줄어 마침내 바닥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브라질 정부가 무리하게 수도를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브라질리아로 옮긴 것 역시 브라질 경제의 실패 요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이 전임자로부터 넘겨 받은 경제 성적표는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내수시장은 얼어붙을 대로 얼어붙어 있었고 국제경쟁력도 취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지표도 불안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국제사회 역시 그를 불안한 눈으로 지켜봤다.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당선된 좌파 정치인인데다 취임하기 앞서 “브라질은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해야 한다”고 언급할 정도로 급진적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성공을 위한 새로운 역할 모델(role model)로 급부상하고 있다. 왼손에 바이올린을 올려 놓고 오른손으로 연주하는 ‘바이올린 연주자’처럼 좌파 이념으로 정권을 잡은 후 우파 정책을 쓰는 실용주의적 노선이 상당한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후 첫번째 조치로 취한 금리인상은 물론 재정적자의 90%를 차지하는 과도한 공무원 연금의 개혁에 손을 댄 것도 이런 실용주의 정책의 일환이다. 일반 노동자의 10배 수준인 최대 1만 헤알(약 400만원)까지 지급하는 브라질 공무원 연금법은 과거 정권에서도 손대지 못했던 성역이었다. 특히 그는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기업인이든 노조원이든 내야 할 세금은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노동귀족의 시대?끝났다”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지지 계층에?무늬만 좌파’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소신을 관철하려다 지지층을 잃을 수도 있다는 충고를 하기도 한다. 브라질 기획예산부의 데미안 시오카 국제차관보는 “특정 계층을 위해 정책의 흐름을 바꿀 수는 없으며,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친노(親勞) 정책이라는 것을 룰라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집권 노동자(PT)당은 총 513석의 하원 중 91석, 81석의 상원 가운데 고작 14석을 가지고 있다. 특히 27개 주 가운데 PT당에 적을 두고 있는 주지사는 3명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룰라 대통령의 행보에는 자신감이 넘쳐있다. LG전자 브라질 법인의 이장화 부장은 “룰라 대통령이 ‘허리띠를 졸라매자’는 메시지를 던져도 상당수의 국민들은 이를 희망과 비전을 위한 기회 비용으로 생각할 만큼 신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브라질)=정구영특파원 gych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6-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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