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사람이다.」요즘 일진그룹(회장 허진규)이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유난히 실감난다. 지난달 그룹 기획조정실장에 선임된 유병하(57) 사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일진캐피탈 대표이사에다 그룹의 운명을 걸머진 기조실 사령탑에 오른 兪사장은 우선 그룹 위상높이기 작업부터 손을 댔다. 성장속도는 더뎠지만 내실만큼은 어느 회사 못지않는데도 일진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직원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兪사장의 설명이다.
조만간 그룹 이미지 광고를 내기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간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내린 兪사장의 지시다. 그룹이미지 광고는 수년만에 다시 재개하는 것.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5대그룹 외에는 이미지 광고를 하고 있는 곳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직 「경량급 그룹」인 일진의 광고는 신선감을 줄 것이라는 평이다.
아직 구체적인 분야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신규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모두가 움츠려 있지만 충분히 신사업을 펼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만큼 지금이 오히려 기회라는 것이 兪사장의 생각이다.
兪사장은 「어느정도 규모도 있고 수익성도 담보되는 사업」을 잡아 2000년 전에 그룹 전체매출을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내보이고 있다.
이런 내용을 포괄하는 그룹비전도 재정립하고 있다. 보통 회사들이 살아남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여기고 있는 때지만 兪사장은 『핵심역량과 경쟁력을 하나로 모으려면 명확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兪사장은 충남 서천 태생으로 고대 상대를 나왔으며 경제재건 초기 차관도입을 맡았던 경제기획원(현 재정경제원) 투자진흥과 사무관이 첫 직업이다. 외국회사 임원과 교보생명 상무 등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룹 기조실장은 87~92년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맡은 것이다. /박형준 기자 HJ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