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제2.제3 엔론 나올것" 불안확산

레이.스킬링 전회장 청문회 증언 관심집중이번주 뉴욕증시의 최대관심은 엔론 신드롬이다. 회계를 조작하고, 정치권에 거액의 로비자금을 풀었던 에너지그룹 엔론이 파산하고, 제2ㆍ제3의 엔론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증권시장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의 원동력인 미국 경제는 곳곳에서 회복 징후를 보이고 있지만, 주가를 떠받칠 지난 4ㆍ4분기 미국기업 수익은 10년만에 가장 악화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주식투자자들의 인기를 끌었던 기업들이 경영갈등과 회계 조작 루머에 휩싸이면서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1일 엔론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던 케네스 레이 전 회장과 증권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하비 피트 회장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 증언을 할 예정이다. 또 레이 회장에 앞서 엔론의 CEO를 맡아 회계 조작의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제프리 스킬링 전회장이 7일 의회 청문회에 선다. 워싱턴 정가와 뉴욕 증시는 엔론 청문회를 주목하면서 제2의 엔론이 어디인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엔 개장 5일 동안 다우존스 지수는 0.7% 올랐지만, 나스닥 지수는 1.4% 하락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엔론 파산 이후 회계 투명성에 대한 미국 기업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주식시장에 혼란이 생겼던 것으로 풀이된다 ◆ 엔론 후유증 뉴욕 증시에서는 최근 '엔론 염증(Enonitis)'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엔론처럼 회계 장부로 속인 기업들에 대한 루머가 만연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루머만 돌면 그 회사의 주식은 하루에 폭락한다. 지난주엔 엔론과 경쟁하고 있는 에너지 그룹 윌리엄스도 회계 장부 조작설에 휘말려 주가가 하루에 20% 폭락했고, 전기기기 제품 생산회사인 타이코다 똑 같은 루머에 시달렸다. ▲ 센던트 ▲ 엘란 ▲ PNC 파이낸셜 서비스는 물론 미국 굴지의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마저 이상한 루머가 돌면서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다. 금융회사인 PNC 파이낸스는 부실 채권을 사고 팔다가 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어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AIG)도 그 거래에 참여했다는 소식에 두 회사의 주가는 급락했다. 정상적인 경영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행태가 나오면 그 회사의 주식은 패닉현상을 보이며 폭락한 것이다. 한때 잘 나가던 주식을 샀다가 휴지조작이 됐던 악몽이 되살아 나면서 미국의 기업들은 엔론과 아더 앤더슨 스캔들에 의해 신용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상장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주에 청문회를 계기로 엔론 파동에 대한 큰 물줄기가 지나가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를 종합하건데, 미국 경제는 회복기에 들어선 것이 분명하다. 지난 1월 실업률이 5.6%로 전달에 비해 0.2% 하락, 8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4ㆍ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0.2%의 성장세로 돌아섬으로써 경기가 바닥을 지나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미국 미시간대가 조사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3.0으로 전달의 88.8보다 상승했고, 지난해 12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월 실업률 숫자가 잘못 나왔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통계학자들이 많다. 지난달에 일자리가 8만9,000개가 줄었고, 예를 들어 직장 구하기가 어려워 군에 입대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사람들은 실업률 산정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고용사정이 좋아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다가 무이자 할부판매가 중단된 후 지난 1월 자동차 판매가 5.1% 줄어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활동이 둔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주까지 4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미국 500대 기업 70%의 수익이 전년동기대비 2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주가가 지나치게 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시스코 시스템스와 월드컴이 컨퍼런스 콜을 갖고 분기수익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회사의 실적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로는 5일에 ▲ 공급경영연구소(ISM)의 비제조업 지수 ▲ 1월 소매판매 현황 ▲ 1월 공장주문 현황 등이 동시에 쏟아져 거시 통계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슈퍼 화요일'이다. 6일에는 4ㆍ4분기 생산성과 단위 노동비용, 7일엔 주간 신규실업청구자 통계, 소비자 신용통계가 나오고, 8일엔 산업재고 동향이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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