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요초대석/내가본 박승총재] 신복영 콘텍시스템회장

복잡한 경제현상 단순화능력 탁월내가 박승 총재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55년 서울 상대 교정에서였고 졸업 후에는 한국은행에서 다시 만났다. 박 총재와 나와의 교분은 그럭저럭 반세기에 가까운 셈이다. 그 반세기 동안 박 총재는 화려한 경력을 거치면서 많이 변했다. 그러나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것도 많다. 다소 촌스러워보이지만 소박하고 따뜻한 인간미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저녁모임이나 그룹여행을 주선하기를 좋아한다든지 남의 말을 경청할 때나 자기 주장을 펼 때 상대방이 거북할 정도로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것 등이 그렇다. 박 총재는 학생시절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박승'으로 통했다. 한은 조사부 시절 박 총재는 복잡한 경제현상을 분석해 이를 정확하게 단순화하는 능력이 탁월했으며 이를 통해 경제를 진단하고 정책 방향을 이끌어내는 통찰력과 투시력이 뛰어났다. 이런 자질과 능력들이 오늘날 그가 존경받는 훌륭한 경제학자로 성장하게 된 배경이 아닌가 싶다. 3월 하순 그가 한은 총재로 내정되자 일부에서는 성장우선론자가 한은 총재로 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아는 박 총재는 어디까지나 안정 위에서의 경제성장을 주장하는 사람이지 안정을 무시한 성장론자는 아니었다. 박 총재 취임 후 단행된 금리인상 조치를 보고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이 '역시 박 총재구나' 하고 감탄한 바 있다. 박 총재는 옳다고 믿으면 밀고 나가는 소신과 용기를 가진 사람이다. 오늘날 한은의 역할과 위상이 약화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나는 한국은행이 그의 리더십 아래 독립성을 확보하고 역할과 위상을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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