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시장은 죽었어도 파생시장은 살아났던 한해였다. ‘절대강자’ 코스피200 지수 선물ㆍ옵션뿐만 아니라 ‘신상품’인 개별주식 선물도 현물시장 침체와 공매도 금지 덕택에 빠르게 안착했다. 소액으로 레버지리 투자를 할 수 있는 주식워런트증권(ELW)도 급성장했다.
◇선물ㆍ옵션 시장 급팽창= 지난 6월까지 월 300만~400만건을 오가던 코스피200지수 선물 거래량(계약수)는 지난 7월 569만건을 기록하더니 10월과 11월에는 각각 854만건과 848만건을 기록했다. 연간 거래량으로 치면 지난해 4,775만계약에 비해 39.1%가 늘어난 6,643만계약을 기록했다.
코스피200옵션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평균 30% 수준이던 변동성이 하반기에 급격히 증가하면서 거래량이 늘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주식선물도 시장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 5월말 18만계약으로 시작한 주식선물옵션은 매달 20만~30만계약씩 거래량이 꾸준히 늘어나더니 공매도가 금지된 10월부터는 200만계약을 훌쩍 뛰어넘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별주식선물이 성공적으로 정착돼 현재 15개 대형종목으로 한정된 개별주식 선물의 종목 수를 늘리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LW 뜨고, ELS 지고=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만 유지하면 수익을 내는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올 상반기 까지만 해도 약세장의 효자 상품이었다. 그러나 주가 급락으로 상당수의 ELS가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하면서 ELS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ELS는 지난 6월 무려 3조6,000억원 어치가 발행된 적도 있으나 그 이후 증시 하락으로 급감하면서 지난 11월에는 950억원어치 정도만 발행됐다.
반면 변동성이 커질 수록 수익이 나고 주가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는 주식워런트증권(ELW)는 급팽창했다. 지난 1월 월평균 거래대금이 약 3,00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10월에는 월평균 거래대금이 4,700억원을 넘어섰다.
윤혜경 한국투자증권 과장은 “약세장이 길어지면서 펀드와 주식 직접 투자에서 더 이상 수익을 올리기 힘들게 되자 ELW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