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일성신약과 '쩐의 전쟁' 선포한 슈퍼개미 표형식씨

"지배주주 맘대로 배당결정 시장신뢰 위해 고쳐져야"<br>경영진과 500원 배당합의 약속 어기자 광고통해 고발


“100원은 단순한 100원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잘못된 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돈 100원에 ‘전쟁’을 선포한 사람이 있다. 일성신약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는 전업투자자 표형식(사진)씨가 주인공이다. 표씨가 일성신약 경영진과 처음 갈등을 일으킨 것은 지난해 초. 표씨가 경영진에 500원의 배당금을 요구했지만 경영진이 400원을 배당한 게 발단이 됐다. 표씨는 “당시 경영진과 만나 500원을 요구했고 경영진도 이에 합의했는데 나중에 400원으로 발표했다”며 “이는 돈의 문제를 떠나 주식시장의 신뢰를 위해서도 고쳐져야 될 일”이라고 말했다. 표씨는 이 같은 사실을 신문 광고를 통해 고발하기도 했다. 표씨에게 돈 100원이 ‘돈의 문제’가 아닌 것은 쉽게 나타난다. 일성신약의 총 주식 수는 266만주(2007년 3월 말 기준). 표씨의 주식 수는 13만여주로 배당금 100원을 더 받게 되면 1,300만원가량의 추가 수익이 난다. 그러나 그동안 광고로 쏟아부은 돈만 이의 10배에 달한다. 표씨는 “주식시장을 투기장으로 만든 데는 투자자의 잘못도 있지만 시장에 예측 가능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기업의 책임이 더 크다”며 “배당금, 자사주 매입 등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 지배주주 마음 내키는 대로 결정되기 때문에 장기 투자해서 수익을 내기보다 단기 매매에 치중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순이익 수백억원의 회사에 1억원의 추가 배당을 요구하는 게 무리한 요구냐”며 “적자 기업도 주당 500원 이상을 배당하는데, 이는 주주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표씨는 “제약회사가 주식만 사들이는 것도 문제”라며 “신약 개발 등 성장동력을 갖출 것도 요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성신약은 삼성물산 등 보유 유가증권 가치만 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씨는 일성신약 내에서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일성신약 지분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단기 시세차익 목적이 아닌 중장기 투자를 통해 경영성과를 공유하고 수익의 일정 부분은 이웃을 위해 환원하는 원칙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 표씨는 1년에 5억원 이상을 사회에 기부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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