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더 이상 가상의 공간이나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다. 오프라인의 일상들은 온라인 속에서 유통되고, 또한 거대한 문화로서 다시금 오프라인으로 되살아 나고 있다. 이제까지의 하부구조를 토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함께 움직이는 새로운 네트워크 세상이 열리고 있다. `보다 빠르게, 보다 많은 정보`를 외치는 새로운 기술들의 등장, 그리고 그것이 성숙되어지는 시기가 바로 정보화시대의 현주소이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초고속 통신망 가입자수 증가세를 바탕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인터넷 시장으로 성장했다. 주요 포털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갖춘 흑자 닷컴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러한 흑자전환은 중견 업체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수익구조 창출에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이제는 적극적인 문화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의 많은 미래학자들이 21세기 주목되는 유망산업으로 생명공학, 환경, 정보통신, 문화 등 4가지 산업영역을 거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경제의 글로벌화는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왔고, 오늘날 우리의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볼 때 ,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의 매출과 고용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다른 산업과 달리 유형의 생산제품이 없는 닷컴 기업의 경우에는 기술과 문화를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은 시대적인 필수 불가결한 요구 사항이다.
포털들은 이제 다양한 이용자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도록 그 활동 범위를 재빠르게 넓혀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모바일과 인터넷의 연계를 통한 유료 동영상 메시지 서비스 확보, 특화된 쇼핑몰 구축, 게임부문으로의 확대, 고객 프로파일을 활용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정보와 오락을 접목하는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Entertainment)로의 형질 변환 등 고객의 머무르는 시간을 증가시키고, 트래픽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콘텐츠를 활용하는 원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이용하여 발전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인터넷의 진정한 힘은 문화에서 발휘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은 가장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진보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 차원의 하드웨어라는 격차를 넘어서면, 궁극에는 문화를 생성하는 과정이 남겨진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작금의 시대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소비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현명한 소비자는 물건을 소비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획득한다`라고 하면서 생산자적 소비자로 대변되는 프로슈머의 시대임을 예견했다. 이제 인터넷 환경 속에서 닷컴 기업은 프로슈머에 의해 형성된 문화적인 결과를 잘 담아내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어 줄 수 있는 문화적인 터전을 마련해 주는 역할에 충실을 기해야 할 의무를 부여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세계 어느 국가도 부럽지 않는 기술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인터넷 문화의 기준을 제시하고 성숙시키는 선례를 남기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물꼬는 이미 네티즌들이 열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에게 이제 더 이상 누군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모임에 익숙해 하고, 만들어진 정보에 만족하던 시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선거문화를 이끌어냈으며 광화문 광장을 축제에서부터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만나는 곳으로 변화시켰다. 변화의 물꼬를 튼 우리사회, 그리고 그 힘의 원동력이 되어준 인터넷, 이제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개개인의 능력과 닷컴 기업의 책임감 있는 문화적 역할이다.
올해는 국내 인터넷을 새로운 문화로서 성숙시킬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할 수 있는 해가 되어야 할 것이며, 인터넷 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이해의 노력들이 시도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금 한강의 기적이 인터넷에서 시작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일(야후코리아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