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키우는 직장여성, 근로시간 단축 가능

진수희(가운데) 보건복지부 장관이 10일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 다출산지원책 당정협의'에서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자녀를 키우는 직장여성이 근로시간을 줄여달라고 요청할 권리가 법제화되고 야근 등 연장근무시 임금을 대신해 육아기에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제도가 신설된다. 또 내년부터 태어나는 둘째 자녀부터는 고교 수업료가 지원되고 보육·교육비 전액지원 대상이 현재 소득하위 50%에서 70%까지 확대된다. 보건복지부는 관계 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1~2015) 시안'을 마련해 오는 14일 공청회를 거쳐 다음달까지 최종 확정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2차 대책의 큰 틀은 일을 하면서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집중돼 있다. 계획안은 자녀를 키우는 직장인이 근로시간 단축을 사업주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사업주는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허용하도록 의무화했다. 급여는 육아휴직급여의 일부를 근로시간 단축 비율에 따라 지급하게 된다. 가령 주 40시간을 일하는 근로자가 10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육아휴직급여의 4분의1을 급여로 받게 된다. 연장·야간·휴일 근로에 대한 임금을 받지 않고 이를 모아 나중에 육아기에 그만큼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계좌제'도 신설하기로 했다. 육아휴직급여는 월 50만원 정액제에서 50만~100만원 사이에서 휴직 전 실수령 임금의 40%를 주는 정률제로 변경하고 휴직급여의 15%는 업무 복귀 후에 주기로 했다. 육아휴직시 건강보험료 경감률도 50%에서 60%로 확대할 계획이다. 배우자 출산휴가(3일)도 무급에서 유급으로 전환되고 필요시 5일(추가기간 무급)까지 사용하도록 개선한다. 육아기에 자녀 병간호를 위한 가족간호휴직 신청시 사업주의 거부권도 제한된다. 다자녀 가정에 대한 혜택도 늘어나 내년 이후 출생하는 둘째 자녀부터는 고교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고 둘째 이상의 대학생 자녀에는 국가장학금이 우선 지급된다. 공무원의 경우 세 자녀 이상을 둘 경우 정년퇴직 후에도 자녀 1인당 1년씩 최대 3년까지 재고용하기로 했다. 주택 마련을 돕기 위해 다자녀 가정의 민영주택 특별공급비율 상향(3→5%), 주택 구입자금 대출 이자율 추가 인하(4.7→4.2%) 등도 추진한다. 현재 소득하위 50%까지 지급되는 보육료 전액지원 대상도 내년 60%, 2012년 7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근로자서민 주택구입 자금'의 소득 요건도 연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완화된다. 현역 입영 대상자 중 자녀가 있을 경우 출퇴근 복무가 가능한 상근예비역 편입 자격을 현역병으로 군생활 중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도 허용하기로 했다. 법정 직장보육시설을 갖추지 않은 기업을 공개하고 우수 보육시설은 국공립 시설에 준한 운영비를 지원 받을 수 있는 공공형 어린이집이나 보육료를 어린이집과 부모 간 협의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형 어린이집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최원영 복지부 차관은 "이번 계획은 점진적인 출산율 회복 기반을 구축하고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앞으로 공청회를 통해 국민의견을 수렴하고 정부 내 추가 협의를 거쳐 10월 중 최종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