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우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지난달 13일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 발표회가 있었다. '강남스타일'의 후속곡인 만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싸이의 공연 실황은 한국의 방송뿐 아니라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고 이날 함께 공개된 젠틀맨의 뮤직비디오는 보름 만에 2억5,000만뷰를 돌파했다. 싸이 돌풍은 우리 산업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우리나라의 문화와 기술, 기술과 기술을 융합해 전 세계를 제패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에서 추구하는 창조경제의 단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싸이처럼 창의적 비전 제시 필요


산업계에서는 이미 창조경제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 3차원(3D) TV 등 다양한 제품의 기업 간, 국가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다양한 기술의 융합이 시도되고 그 결과로 새로운 제품이 끊임없이 출시된다. 물론 표준을 바탕으로 상호 호환성과 사용자 편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전도 계속되고 있다. 창조경제의 원동력인 상상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창조경제는 기존 관행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성을 경제의 핵심 가치로 둔다는 의미이다. 시대 변화의 흐름을 읽고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표준 정책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표준 개발은 정부 주도로 이뤄졌다. 기업들은 표준을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수출에 유리하도록 선진국들이 만들어놓은 표준을 따르는 쪽이었고 정부는 우리 기업들을 보호하고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국가표준(KS)을 중심으로 표준 개발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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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S는 제품의 품질과 안전 기준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업에는 품질ㆍ창조 경영을 유도하는 등 제품의 품질 향상과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하지만 기술 개발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다양한 기술 개발을 저해하거나 기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더욱이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할 만큼 표준 경쟁이 치열해진 지금 정부 주도의 표준 개발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인식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우선 기업이 산업 표준화를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는 국민ㆍ소비자를 위한 감성ㆍ서비스 중심의 표준화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국민 안전, 공공재 등 국가에서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기술 기준이나 표준만 최소한으로 운영하고 민간에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인 표준은 대폭 민간으로 이양될 것이다.

민간 수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술 개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민간의 단체 표준 개발을 유도하고 필요할 경우 단체 표준을 국가표준으로 승격하는 선진국형 표준 운용 체계를 확립하고자 한다. 행정이 기술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를 방지하고 융ㆍ복합 시대의 급속한 기술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고 나아가 표준이 신시장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민간표준 확대 시장 선도해야

마지막으로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표준화는 산업 분야 간 융합과 소관부처 간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 각 부처마다 상이한 기준으로 국민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원칙으로 KS와 부처별 기준을 일치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강남스타일ㆍ젠틀맨 등 우리가 만든 상품이 세계 1위가 되는 시대이다. 문화상품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신기술 개발과 그에 걸맞은 창조적인 표준 개발로 세계 시장을 선도해야 할 것이다. 창의와 혁신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기업과 국민이 표준 개발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때이다. 우리가 제안한 창조적인 표준이 국제표준이 돼 우리 사회와 세계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국민행복 시대가 하루빨리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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