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특별기고] 여수의 값진 승리

우리나라 여수와 모로코 탕헤르, 폴란드 브로츠와프 간의 지난 2년간 치열했던 박람회 유치전이 우리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는 우리 외교의 승리이자 우리 국민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켜준 것이다. 26일 개최된 제142차 세계박람회 총회는 막바지까지 경쟁국 간 치열한 유치 교섭으로 긴장을 늦출 수 없었지만 총 140표 중에서 77표를 획득한 여수가 63표에 그친 모로코 탕헤르를 누르고 2012년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여간 외교통상부가 감당해야 할 여러 가지 불의의 사태로 인해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우리 국민의 아프가니스탄 내 피랍사태 때에는 정부 현지 대책본부장으로 카불에서 1개월을 보내느라 외교통상부 여수박람회지원본부장으로서의 책무를 비워둘 수밖에 없는 위기 상황도 있었고 수세에 몰린 경쟁국들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국가들을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시키는 상황도 전개됐다. 그러나 우리는 철저한 외교전략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쉬지 않고 뛰어준 현지 공관장들과 외교관들의 불철주야의 노력 덕분에 별다른 차질 없이 유치전을 전개할 수 있었다. 외교통상부는 지난 2년여간 박람회 유치활동을 하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각오와 자신감으로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외교통상부 내에 여수세계박람회유치지원본부를 설치해 외교통상부와 여수 유치위원회, 전세계 공관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한편 각 지역별 세계박람회 담당자를 지정하고 재외공관별로 정보를 입수, 경쟁국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전략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민ㆍ관이 협력하는 최고의 조화를 이뤄냈다. 이번 유치 교섭 과정에서 경쟁국들은 지역적ㆍ종교적 연대, 왕실 외교 등 지지국 확대를 위한 적극적 유치 공세를 펼쳐 치열한 외교전 양상을 보였다. 이에 대해 우리의 해외 공관들은 해당국에 적합한 교섭전략을 수립해 활발한 유치활동을 펼쳐나갔으며 본부는 적시적소에 특사를 파견하는 등 발 빠른 맞춤형 전략으로 대응했다. 또 강대국은 물론 모든 중소 국가를 포괄하는 전방위적인 외교를 전개함으로써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최종 결정은 각국 최고지도자들이 내리는 관계로 이번의 승리는 무엇보다도 정상회담ㆍ총리회담 등을 통한 지난 2년여간 지속적인 노력이 이뤄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개최지 결정을 위한 총회가 열렸던 프랑스 파리에서는 투표를 앞두고 경쟁국들 간에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집요하고 치밀한 마지막 외교전이 전개됐다. 외교부는 1개월간 통상교섭조정관을 현지 대책본부장으로 임명하고 본부 간부 3명을 전담 대사로 임명, 파리에 파견해 전세계에서 모여든 세계박람회기구 대표들을 상대로 마지막 노력을 기울였다. 또 중남미ㆍ아프리카ㆍ남태평양 주재 대사들을 파리에 보내 마지막 표 단속에 나서게 했다. 개최지 결정이 비밀투표로 진행되는 관계로 막판 표 단속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여수박람회를 유치하게 된 것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과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에 확충된 외교망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동시에 민간ㆍ재계가 가세한 총체적 노력이 결실을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앞으로의 과제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우리를 지지해준 많은 국가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 아무쪼록 여수가 오는 2012년 박람회를 통해 현대화된 첨단 국제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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