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이사진의 내부 분쟁으로 파행 운영돼 온 환기미술관 소장 작품이 오는 9월말까지 6개월간 국립현대미술관에 의해 위탁 관리된다고 문화체육관광부가 6일 밝혔다.
문화부에 따르면 위탁 관리는 환기미술관 정상화를 위한 임시조치이며, 국립현대미술관과 환기재단 간 약정 체결을 통해 시행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향후 6개월간 환기미술관 내 소장품에 대한 실사를 거쳐 미술작품 목록을 만들고 수장고ㆍ방호시설을 보완해 그간 방치됐던 작품들이 제대로 관리되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위탁관리 기간 동안 소장 작품은 외부 반출이나 대여, 사용이 금지된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로 박수근, 이중섭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을 대표하는 수화 김환기(1913~1974)를 기리는 환기미술관은 지난 2008년부터 환기재단 이사진의 내홍을 겪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초 김환기의 아들인 김화영 환기재단 이사장이 박미경 환기미술관 관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김 이사장의 주장은 “박 관장이 미술관 소장품인 아버지의 그림을 마음대로 내다팔았다”는 것. 이에 박 관장은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관할 종로경찰서의 수사와 문화부의 감사가 진행됐다. 감사결과 1995년 미술관 등록 당시의 작품 130점 중 5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공방은 아직 진행 중이다.
김환기의 작품은 지난해 6월 미술품 경매에서 17억원, 지난 3월 경매에서 9억원에 낙찰되는 등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