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세계경제를 옥죄고 있는 국제유가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방침으로 배럴당 40달러를 밑돎으로써 미국의 주식시장은 급등했다.
나스닥지수가 주간 기준으로 4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고 다우존스지수는 1만포인트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주간 세계 경제를 흔들었던 국제유가 급등, 미국의 금리인상가능성, 중국 쇼크 등 3대 악재가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았지만 최근 전세계 증시의 ‘블랙 먼데이’ 같은 국면은 일단락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기업비용 상승으로 당장 기업수익을 악화시키고 있는 국제유가가 2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고 중국 경착륙 우려도 중국 정부가 당초 예상보가 강력하고 발빠르게 대출억제, 금리인상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오히려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음달 말로 예정된 미국 금리인상의 여부는 여전히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최근 급격한 달러강세에 따른 헤지펀드 등 국제적인 단기자본의 이동이 한풀 꺾이면서 표면적으로 안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단기 금리는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인상우려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1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은 지난 한 주간 4.78%에서 4.76%로 떨어졌다. 미국 소비에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30년물 모기지 금리도 같은 기간 6.34%에서 6.30%로 9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다음달말 연준리의 금리결정 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며 국제금융시장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미지근한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리인상가능성, 고유가, 이라크를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 등과 같은 악재들의 충격이 점차 약화하고 있으나 그렇다고 악재요인 해소가 곧바로 호재로 해석되지도 않고 있다. 악재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해소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주 27일 발표되는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 건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 금리 인상 우려를 촉발했던 장본인이 급격한 고용호전 지표였고 이번 실업수당 건수의 증감 여부에 따라 다시 한번 금리인상의속도논쟁이 다시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