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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본격적으로 시작된 올 시즌 골프볼 마케팅 전쟁의 화두는 단연 부드러움(Soft Feel)이다. 잇달아 출시되고 있는 신제품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부드러운 타구감을 강조한다.
반발력과 스핀량, 부드러운 타구감을 동시에 잡기란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통상 볼의 반발력은 단단할수록 커진다. 하지만 골퍼들은 비거리와 부드러운 손맛을 모두 원한다. 규정 내에서 최고의 비거리를 내면서도 타구감을 부드럽게 만들려는 전문업체들의 머리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이유다.
반발력과 부드러움을 양립시키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커버 부분을 부드러운 소재로 만드는 것과 볼 내부를 '내유외강(內柔外剛)' 구조로 설계하는 것이다. 내유외강 구조는 코어를 부드럽고 가볍게, 중간층의 경도는 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15년째 볼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타이틀리스트의 Pro V1과 Pro V1x는 새로운 커버 기술로 특히 쇼트게임에서 더욱 부드러운 타구감과 향상된 스핀 컨트롤을 제공한다. 빌 모건 타이틀리스트 골프볼 R&D팀 수석부사장은 "8세대 모델인 2015년형 Pro V1과 Pro V1x는 열경화성 우레탄 커버를 적용해 열가소성 우레탄에 비해 회복력이 뛰어나고 스핀 컨트롤과 내구성 등이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독자적인 우레탄 페인트 기술을 적용, 볼 표면의 마모와 자외선 노출에 따른 변색도 최소화했다. 소프트한 코어(중심핵)는 드라이버 등 롱게임에서 부드러운 타구감을 주고 단단한 중간층은 볼의 스피드를 증대시켜준다.
캘러웨이는 부드러움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시즌 신제품은 명칭부터 크롬 소프트다. 핵심 기술은 소프트패스트 코어. 독자 기술로 개발한 코어는 압축강도(컴프레션) 65로 매우 부드럽지만 복원력이 강해 볼 스피드 손실이 없다는 설명이다. 코어보다 단단한 중간층은 코어에 가해진 스윙에너지를 보존해 비거리를 늘리는 데에 도움을 준다. 부드러운 듀라스핀 커버는 손맛을 책임진다.
던롭의 2015년형 스릭슨 Z-STAR는 종전 모델에 쓰인 우레탄 커버 소재의 분자 구조를 변경해 신축성과 내구성을 높였고 쇼트게임에서 볼이 페이스에 묻어나는 듯한 부드러운 타구감을 추구했다. 역시 내측 코어는 부드럽고 외측 코어는 단단하게 설계해 롱게임에서 타구감과 볼 스피드를 향상시켰다.
브리지스톤도 부드러움을 강조한 뉴 파이즈(PHYZ) 볼을 3월 말 선보인다. 소프트 하이드로 코어는 제조 과정에 물을 첨가해 부드러우면서도 반발력이 높고 불필요한 스핀을 억제해주는 성질을 띤다. 그보다 앞서 오는 3월 초에는 새로운 버전의 e-시리즈 볼을 출시하는데 이 제품은 독특한 딤플 구조로 임팩트 때 페이스에 닿는 볼의 표면적을 10% 늘어 비거리와 방향성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산 골프볼의 자존심 볼빅도 4월 초께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4피스 컬러 볼인 비스타의 업그레이드 모델은 종전의 내유외강 구조를 더욱 심화시켰다. 볼빅 관계자는 부드러운 타구감과 증대된 비거리로 테스트 참가자들의 호평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임팩트 때 관절이나 근육에 전해지는 충격이 적고 낮은 헤드스피드에서도 높은 반발력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나이키의 RZN 시리즈와 윌슨의 스태프 듀오 역시 부드럽고 가벼운 소재의 코어와 새로워진 커버 기술로 타구감을 더욱 부드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