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찬경 회장, 커지는 의혹들…불법대출 등 최소 2000억원?

회삿돈 임의인출ㆍ제3자대출ㆍ카지노호텔 건설자금 대출 등 <br> 저축은행 대주주적격 논란일어

김찬경(56)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불법대출과 횡령 금액 규모가 최소 2,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중국으로 밀항을 시도하기 전 은행의 영업자본금 200억원을 임의로 인출했다는 것. 또 대주주에 대한 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상호저축은행법을 위반해 제3자를 내세워 1,500억원대 불법대출을 받고 이 돈으로 충남 지역의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아울러 필리핀에 카지노 호텔을 짓는다는 명목으로 200억원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도 흘러나왔다. 검찰의 공개수사가 시작된 지 하루 만에 굵직한 의혹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만큼 앞으로 김 회장을 둘러싼 의혹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8일 압수수색 과정서 확보한 기록을 검토함과 동시에 관련자들을 소환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수단은 김 회장의 밀항 건이 겹쳐있는 미래저축은행부터 수사력을 집중해 의혹들을 밝혀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합수단은 김 회장이 횡령한 금액 가운데 상당부분이 영업정지 조치를 막기 위해 정ㆍ관계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횡령액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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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로 예정돼 있었던 김 회장은 돌연 심사를 포기했다. 이는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됐고 당시 소유하고 있던 자금이 임의로 빼낸 회삿돈이라는 정황을 고려했을때 김 회장이 검찰과 치열하게 다퉈봤자 실익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김 회장의 변호를 맡고 있는 곽상도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특수부장, 대구지검 공안부장을 거쳐 지난 2008년 3월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특수통 검사다. 지난 1990년 '범죄와의 전쟁' 당시 소매치기 74명을 검거해 최고 단속실적을 자랑했던 곽 변호사는 인천 세도(稅盜)사건,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등 굵직한 사건을 해결한 인물로 이름을 날렸다.

한편 영업정지 조치된 미래ㆍ한국ㆍ한주저축은행 경영진들이 벌금이나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으며 일부는 채무불이행자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대주주 자격 심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의 김 회장은 상호저축은행의 출자자나 임직원, 특수관계인에게 대출을 하거나 받는 것을 금하고 있는 법을 위반하고 송모씨의 명의를 빌린 후 7회에 걸쳐 37억 4,360만원을 대출받거나 해준 혐의(구 상호저축은행법 위반)가 인정돼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을 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문제가 된 대출금을 모두 갚았다는 이유로 선고유예됐다. 또 건설업체인 태산의 대주주로 연대보증을 섰던 김 회장은 지난 2011년 법원 확정판결에 따라 164억원을 갚아야 하는 채무불이행자로 밝혀졌다.

한국저축은행의 윤현수(59)회장의 경우 문화창업투자 회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1년 수익성 심사를 정당하게 거치지 않은 채 인터넷 포탈 프리챌에 30억원을 지원한 혐의(알선수재)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윤 회장은 프리챌 측에 '자금 지원의 대가를 달라'며 자금난을 겪고 있던 프리챌의 전제완 대표에게 접근한 뒤 자신이 힘을 쓸 수 있는 문화창업투자와 코미트M&A펀드조합을 통해 전환사채를 인수해주고 대출도 해줬다. 1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은 윤 회장에게 징역 10월에 추징금 9억7,500만원을 선고했고, 이후 대법원까지 거친 재판은 징역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00시간으로 매듭지어졌다.

한주저축은행의 김임순 행장(53)도 배임 행위가 적발돼 사법처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법은 지난 2011년 경북 경주시 방폐장 건설공사 시공사에 골재를 납품하는 P사에 적절한 담보없이 20억원을 대출해준 혐의로 1심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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