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현재 25%인 법인세율을 내년 1월부터 22%로 인하해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유치 경쟁에 뛰어든다. 오는 2015년으로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0ASEANㆍ아세안) 역내 관세장벽 철폐를 앞두고 태국ㆍ미얀마 등이 이미 법인세 감세에 나선 가운데 기업유치를 위한 동남아 국가들 간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의회는 19일(현지시간) 내년 1월부터 법인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고 2016년부터는 20%로 추가 인하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태국ㆍ인도네시아 등이 외국인 투자를 늘리는 것과 달리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년 대비 25% 줄어든 86억달러에 그치는 등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이어지자 법인세 인하를 단행하기로 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특히 2015년부터 실시되는 아세안 역내 관세장벽 철폐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장벽이 없어지면 외국 기업은 관세부담 없이 자유롭게 동남아 국가에서 투자 대상 국가를 고를 수 있게 되기 때문에 투자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자칫 공동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신문은 "2018년 이후에는 자동차 수입관세도 폐지되기 때문에 베트남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기보다 태국 등에서 수입하는 게 저렴해진다"며 "일본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베트남 생산기지 철수를 고려하는 기업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른 동남아 국가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법인세율을 낮추는 등 외국인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태국은 종전 30%이던 법인세율을 지난해 1월 23%, 올해 20%까지 인하했고 미얀마도 지난해 4월 30%에서 25%로 낮췄다. 신문은 "태국의 경우 (감세 덕분에) 2011년 홍수피해에도 불구하고 FDI가 늘어나면서 내수확대로 이어져 장기적인 경제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법인세율 인하가 세수감소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재정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는 되레 독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시적인 세제혜택과 달리 일단 감세가 이뤄지면 다시 세율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세안에서 가장 높은 30%의 세율을 적용하는 필리핀의 경우 지난 2009년 법인세를 35%에서 30%로 낮춘 뒤 세수부족에 시달리면서 섣불리 감세경쟁에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