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1만호특집/금융의 증권화] 선진 신용평가기법 도입 시급

자산담보증권(ABS:ASSET-BACKET SECURITIES)이라는 생소한 개념이 이제는 흔히 인용되고 있다.ABS란 현금흐름이 있는 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주체가 고정화된 대출채권을 집합화(POOLING)해 이를 자산유동화전문회사(SPC)에 양도하고 자산유동화전문회사는 양수받은 대출채권을 근거로 채권 등의 유가증권을 발행, 투자자에게 매출함으로써 현금유동성을 제고하는 증권을 말한다. 국내에 ABS가 도입된 직접적인 원인은 IMF 금융위기였다. 금융기관들은 IMF이후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 제고 등 자산건전성 유지가 중요한 현안으로 부상함에 따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필요했다. 특히 금융기관 및 기업의 획기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막대한 대출자산과 기업보유 부동산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원활하게 매각해 구조조정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4월 발표한 금융·기업 구조개혁 촉진방안의 일환으로 9월 ABS발행을 위한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금융감독위원회가 11월에 자산유동화업무 처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함으로써 국내에서 ABS 발행을 위한 하부구조가 마련되게 됐다.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적 하부구조가 마련되자 대출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해 ABS발행에 적극 나섰다. 성업공사, 동양카드, 동양종금, 현대케피탈, 한미은행, 삼성할부금융등 6개 기관이 총9,306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하는등 자산유동화 제도가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ABS발행은 대출채권의 보유자뿐만 아니라 최종투자자들에게도 경제적 이익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BS발행때 일반적으로 기초자산에 대한 엄격한 신용평가가 이뤄지고 기초자산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의 노태현(盧泰鉉)채권시장부 대리는 『대출채권의 보유자는 고정화돼 있는 위험자산을 제3자에게 양도함으로써 위험자산 규모 축소와 현금흐름을 제고할 수 있어 필요자금조달수단을 다양화할 수 있고 최종투자자는 여유자금을 보다 안전한 투자처에 투자할 수 있는등 양쪽 모두가 이익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ABS발행이 성공적으로 정착될 경우 장기적으로 금리 하향안정에 크게 기여하는등 사회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금조달수단을 다양화한 금융기관들이 ABS발행을 통해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자금수요자에게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ABS의 발행은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그 진행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성업공사가 국내은행권에서 인수한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3,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고 중소기업진흥공단도 중소기업발행 무보증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우선 1,000억원 규모의 ABS를 발행할 계획이다. ABS시장의 질적성장도 예상되는데 현재는 주로 대출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할부금융, 카드, 리스사등 여신전문회사와 주택금융채권 보유기관, 성업공사등이 주요 발행주체이나 은행, 일반기업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함께 대출채권도 부실채권이 아닌 우량채권으로 확대돼 ABS발행 자체가 상당히 쉬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ABS시장이 조기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과제가 많이 있다. 특히 이에 대한 정책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첫째 선진화된 신용평가기법을 도입 및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대폭 확충하는 것이 시급하다. 사실 ABS발행이 생명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신용평가이다. 이것이 해결이 안될 경우 매입자는 리스크때문에 투자를 꺼려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로 연결된다. 盧대리는 『ABS의 발행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대출채권에 대한 엄격한 신용평가인데 현재 국내에서는 대출채권의 신용도를 평가할 수 있는 기법이나 인력확충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은 점은 아쉬운 일이다』고 말했다.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ABS발행의 성공여부는 신용평가의 신뢰도에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둘째 ABS에 대한 인지도 제고이다. 정책당국은 ABS에 대한 일반인 및 기관투자자자들의 인지도가 낮은 이유를 하루속히 발견, ABS를 바르게 인식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의 인지도 제고를 통한 수요확대 없이는 향후 급팽창이 예상되는 ABS 공급물량을 충분히 소화해 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째 투자자보호를 위한 공시체제확립 및 유통시장형성이다. 대출채권의 변동사항을 투자자에게 즉시에 알려줄 수 있는 공시체제를 확립해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 또 투자자의 환금성제고를 위해 활성화된 유통시장을 마련하는 것도 ABS 성공적 정착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정배 기자 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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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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