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이 들썩이고 있다. 아스널과 첼시의 '빅뱅'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24일 오전5시(이하 한국시각) 아스널 홈구장인 런던 에미레이츠스타디움에서 열릴 이 경기는 올 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판도가 걸린 빅 매치다. 아스널은 11승2무3패(승점 35)로 리그 선두, 첼시는 10승3무3패(승점 33)로 3위다.
두 팀은 최근 차례로 충격패를 당한 뒤라 더욱 질 수 없는 대결이다. 아스널은 맨체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에서 3대6으로 대패했고 첼시는 리그컵에서 선덜랜드에 1대2로 덜미를 잡혔다. 첼시와 승점은 같고 골 득실에서 앞서 2위인 리버풀은 이보다 앞선 21일 오후9시45분 김보경의 카디프와 싸운다.
아스널과 첼시의 대결이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구단의 자존심이 걸린 '런던 더비'이기 때문이다. 더비(derby)는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한 팀끼리의 라이벌전을 뜻한다.
최근에는 연고와 관계없이 라이벌전 자체를 뜻하는 말로 확대되고 있다. 유럽축구의 이름난 더비들을 모아봤다.
◇우호적인 더비부터 주먹 날아오는 더비까지=EPL의 런던 더비는 아스널-첼시전 외에도 넘쳐난다.
올 시즌 EPL 20개팀 가운데 런던 연고 팀은 6개(아스널·첼시·토트넘·웨스트햄·크리스털팰리스·풀럼). 아스널-토트넘전을 북런던 더비, 첼시-풀럼전을 서런던 더비로 세분화하기도 한다.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더비는 '머지사이드 더비'다. 지난 1894년 시작됐으니 올해가 120년째로 머지사이드주에 속한 리버풀과 에버턴이 주인공이다.
머지사이드 더비는 일반적인 더비와 달리 분위기가 험악하지 않다. 두 팀을 동시에 응원하는 주민이 많기 때문이다. 리버풀과 에버턴은 1마일도 안되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과거 에버턴은 현재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를 홈으로 쓰기도 했다. 머지사이드 더비의 다른 이름이 '프렌들리 더비'인 이유다. 승점 31로 5위인 에버턴은 2위 리버풀을 2점 차이로 추격 중이다.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애칭은 각각 레즈와 레드 데블스. 그래서 리버풀-맨유전은 '레즈 더비'로 통한다. 레즈 더비는 스코틀랜드 리그의 '올드펌 더비'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극렬한 더비로 손꼽힌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레즈 더비 뒤 리버풀 서포터가 날린 주먹과 달걀에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박지성(에인트호번)은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던 골을 꼽을 때 2010년 3월의 리버풀전 헤딩 결승골을 빠뜨리지 않는다.
이 밖에 웨일스 대표구단인 카디프와 스완지의 경기는 '남웨일스 더비', 타인위어주를 연고로 하는 뉴캐슬과 선덜랜드 경기는 '타인위어 더비'라 불린다.
◇스페인은 엘 클라시코, 독일은 데어 클라시커=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대표 더비는 단연 '엘 클라시코(전통의 경기)'다. 연고는 다르지만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은 스페인과 유럽을 넘어 전세계 축구팬들의 필수 시청 경기다.
전통의 경기라는 뜻의 독일어인 '데어 클라시커'는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말한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최초로 데어 클라시커가 성사돼 바이에른이 우승했다.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로 하는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레이트의 라이벌전은 '수페르 클라시코'라 불리며 유벤투스와 인터밀란의 '이탈리아 더비', 터키 리그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체의 '이스탄불 더비'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