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주가지수가 지루한 횡보의 틀을 깨고 1,500선 돌파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 전문가들의 전망은 현재로서는 ‘기대반 우려반’이다. 다음달 발표되는 1ㆍ4분기 실적이나 증시 수급 등 변수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3월 폭풍 뒤에 4월 훈풍 기대 고조=4월의 시작과 함께 증시의 ‘봄’을 예고하는 전문가들은 시장에 내성이 형성된 만큼 하락보다는 상승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긴축과 엔캐리 자금 청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해외 악재가 3월에 어느 정도 해소됨에 따라 시장을 크게 흔들어놓을 추가 악재는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려되던 기업의 1ㆍ4분기 실적도 이미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웬만해서는 추가 악재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리스크를 버티면서 하방경직성을 확보한데다 1ㆍ4분기 실적 기대치가 이미 충분히 낮아졌기 때문에 어닝쇼크보다는 예상보다 실적이 양호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4월 코스피지수가 1,420~1,52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쇼크를 딛고 강세로 돌아선 중국 등 아시아 증시의 상승흐름과 연기금, 프로그램의 연이은 순매수세도 전고점 돌파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 연기금은 지난 21일부터 5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사들여 총 2,400억원 규모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고, 프로그램 매매는 22일 이후 4거래일 동안 5,500억원에 육박하는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모멘텀 없어 고점 돌파 힘 부칠 수도=하지만 꾸준히 하향 조정되는 1ㆍ4분기 기업실적 전망과 불안한 수급상황,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에 대한 잠재 우려 등을 감안하면 고점 돌파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는 연초 15%에서 현재 7% 수준까지 낮아진 상태다. 1~2월처럼 ‘조’ 단위는 아니지만 국내 주식형펀드도 여전한 감소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1,400대 초반부터 환매 물량이 나오기 시작해 3월 들어서도 잔고가 3,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연기금 매수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외국인 매매기조가 아직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투신의 매수여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수흐름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4월 이후 이렇다 할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어서 의미 있는 지수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기업실적이 본격적인 둔화 국면에 진입한데다 국내 기업 실적도 2ㆍ4분기에나 바닥에 닿을 전망”이라며 “지수는 전고점 수준에서 1,400을 테스트하는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겨냥한 IT 저점매수 염두=4월의 가장 확실한 투자전략은 실적호전주 공략이다. 임정석 NH증권 애널리스트는 “1ㆍ4분기를 포함해 상반기 이익 안정성이 돋보이는 금융ㆍ건설ㆍ철강ㆍ운송ㆍ기계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1ㆍ4분기에 부진했던 대형 IT주도 슬슬 관심권에 둬야 할 때가 왔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올 1ㆍ4분기에도 실적 하락을 주도하고 있지만, 환율이 안정되고 기업이익이 2ㆍ4분기 바닥을 찍을 가능성이 높아 저점 매수에 적합하다는 것.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의 중심축을 대형 IT주 등 수출 관련 대형주 중심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H증권도 상대적인 주가 부진으로 저평가 매력이 높아지고 경기 저점이 임박한 IT 업종을 2ㆍ4분기 이후를 겨냥한 중기투자 대상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