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세계 시장을 겨냥한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다. 프랑스의 콘텐츠 제작사인 메소드(Method)와 기획사 자그툰(Zagtoon),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삼지애니메이션과 공동으로 10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1일 SK브로드밴드는 메소드ㆍ자그툰ㆍ삼지애니메이션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레이디버그'를 포함해 총 5편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공동 참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메소드는 꼬마 니콜라ㆍ어린 왕자 등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제작사로, 미국 니켈로디언ㆍ영국 BBCㆍ호주 ABC 등 전세계 각국 방송사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우선 총 100억여원(약 800만 유로)을 투입해 오는 2014년 방영을 목표로 '레이디버그'(사진)를 제작한다.
SK브로드밴드는 앞서 뽀로로ㆍ로보카폴리ㆍ브루미즈 등 애니메이션에 꾸준히 투자해왔다. 자사 IPTV인 B tv의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특히 어린이용 콘텐츠는 가입자 유인효과가 높다. SK브로드밴드는 또 CJ E&M과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해 영화 콘텐츠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임진채 SK브로드밴드 뉴미디어본부장은 "이번 MOU체결은 B tv만의 특화된 콘텐츠 확보와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으로 애니메이션 한류에도 기여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MOU 체결을 위해 방한한 아통 수마슈 메소드 대표는 "장난감 등 부가 상품수익을 제외한 애니메이션 판권만으로도 10년 내에 1,600만~1,800만 유로를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통신사ㆍ제작사와 프랑스 콘텐츠 기업들이 손을 잡게 된 건 애니메이션으로 함께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공통된 비전 덕분이다. 수마슈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콘텐츠 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지만, 다국적 파트너들과 손잡고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게 해답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자그툰의 제레미 자그 대표도 "지난 2009년 자그툰을 설립했을 때부터 삼지애니메이션의 제작 능력을 높게 평가해왔고, 관계자들과 만나 글로벌에서 통할 만한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