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 의회의 비준을 낙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미간 FTA 타결이 일본 경제에 주의환기(wakeup call) 신호를 줘 한일간, 미일간 FTA 협상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29일(현지시간) 한미 FTA 협상에 정통한 미국 무역대표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미간 FTA 협상은 미국 민주당이 중요시하는 노동과 환경조항 등이 모두 포함된 포괄적인 협상이었으며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본다”면서 “아직 미 의회의 비준문제가 남아 있지만 최종 비준을 매우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과의 FTA 협상에는 국제노동기구(ILO)의 협약내용이 포함돼 있을 정도로 노동조항이 강하게 규정돼 있다”며 “자동차 협상 역시 미국 산업계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공정한 룰을 적용했기 때문에 미 의회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수주일 후에 양국간 FTA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면 양 국가에서 FTA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과의 FTA는 포괄적 양자협상의 전형적인 성공 케이스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미 FTA 타결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와의 FTA 체결에도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며 “양국간 FTA는 한국의 시장개방과 경제개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한미 FTA와 같은 포괄적인 양자협상은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어젠다(DDA)와 같은 다자간 협상에도 도움이 된다”며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유럽연합(EU)과의 FTA도 성공적인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농산물시장 개방과 관련해 그는 “쌀ㆍ사과ㆍ배 등 민감품목에 대해서는 품목별로 10년 이상 장기이행 기간을 둬 한국 농산물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며 “한국 정부는 시장개방에 따른 예상 피해자들에게 이미 다양한 구제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한미간 FTA 타결로 한일간, 미일간 FTA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한미간 FTA 타결로 일본은 미국시장에서 자동차와 차 부품ㆍPDP 등의 분야에서 한국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한국시장에서는 자동차ㆍ중공업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FTA 타결은 일본 경제에 주의환기 신호를 주었다”며 “미일 FTA 협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결국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