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스쿨 갈등 이전투구 양상

눈치보던 변협 "대학들 이기주의" 강력 비판<br>법대학장協 "신청 41개大중 36곳 거부서약"

로스쿨 총정원을 둘러싼 논란이 이해당사자 간 ‘이전투구’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국민 법률서비스 개선’이라는 로스쿨 도입 취지가 무색하게 정작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은 오간 데 없고 대학과 법조계ㆍ정부ㆍ정치권 등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만 시끄러운 상황이다. 24일에는 그동안 로스쿨 총정원 확대를 요구하는 대학 및 시민단체ㆍ정치권에 밀려 눈치만 보던 법조계가 “이기주의의 발로이거나 인기영합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이날 대한변호사협회는 ‘로스쿨 총 입학정원에 대한 변협의 입장’이라는 성명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총정원에 대한 논쟁은 자기 대학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기주의의 발로이거나 정치권의 대선을 앞둔 인기영합주의가 아닌지 우려하지 아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의 이해단체인 변협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시한 로스쿨 첫해 총정원 1,500명 안을 암묵적으로 지지해왔다. 변협은 또 “일본에서는 인가 남발로 로스쿨이 난립하고 합격률 저하로 고시낭인이 재연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조급함과 로스쿨 제도의 정치화는 다수 대학이나 국민에게 로스쿨을 꿈이 아닌 재앙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스쿨법 통과를 이번 정권의 치적으로 삼으려는 교육부와 청와대 역시 임기 내 개별 대학의 로스쿨 인가까지 확정짓기 위해 서두르면서 로스쿨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을 통해 “일부 보도에 의하면 로스쿨 정원을 늘리려는 입법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며 이 경우 현재 로스쿨 개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지역균형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도 이날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태안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기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로스쿨 선정에서 지역균형발전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법학교수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올바른 로스쿨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특권법조 해체와 법률서비스 향상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변호사 3,000명 이상 배출을 요구한다”는 의견을 재차 촉구했다. 이는 전날 저녁 법과대학장협의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로스쿨을 추진 중인 전국 41개 대학 중 5곳을 제외한 36개 대학이 로스쿨 인가 신청 거부 서약서를 제출했다”고 밝힌 데 이은 것으로 반발강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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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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