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은 일양약품이 개발한 백혈병치료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에 대한 제조품목 허가를 내줬다고 5일 밝혔다. 회사 측은 복지부와의 약가협상 등을 거쳐 이르면 올 상반기 내 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아시아에서 백혈병치료제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개발 18호 신약으로 승인을 받은 슈펙트는 대표적인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판매회사 노바티스)' 등 기존 치료제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에게 투여하는 2차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다.
일양약품은 글리벡ㆍ타시그나(노바티스)ㆍ스프라이셀(BMS) 등 기존 백혈병치료제 성분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환자, 기존 약물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9개 종합병원과 인도ㆍ태국에서 임상 1ㆍ2상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초기 반응도 및 약효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유효율이 글리벡보다 높았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심장독성ㆍ폐부종 등 기존 제품 복용시 나타났던 부작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일양약품은 1차 치료제시장 진입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한국ㆍ인도ㆍ태국ㆍ필리핀ㆍ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20여개 대형 병원에서 백혈병 초기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머지않아 글리벡 등 기존 치료제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양약품은 슈펙트를 기존 치료제보다 최대 30%가량 싼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과 효능이 뛰어나다는 두 가지 장점을 무기로 아시아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이어 글로벌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가 독점해온 연간 50억달러 규모의 백혈병치료제시장에서 아시아의 비중은 60% 이상"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아시아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면 단기간에 새로운 표준치료제로 안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청 관계자는 "슈펙트 캡슐이 국내뿐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백혈병 환자의 치료기회를 확대해줄 것"이라며 "백혈병치료제 수입대체 효과 및 건강보험 재정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