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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4월 9일] 오바마, 적과 친구에 대한 엇갈린 잣대

SetSectionName(); [세계의 사설/4월 9일] 오바마, 적과 친구에 대한 엇갈린 잣대 월스트리트저널 4월 8일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적을 친구로 만드는 것은 유능하지 않지만 친구를 적으로 돌리는 데는 소질이 있는 것 같다. 미 백악관은 최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극도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6일(현지시간) "우리는 두 대통령이 만나는 게 건설적인지 반드시 평가하겠다"고 밝혀 다음달 예정된 두 정상 간의 회담이 취소될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두 나라의 첨예한 갈등국면을 좋게 볼 수는 없다. 양측 간의 냉랭한 관계가 이어지면 오직 탈레반만이 이익을 볼 것이다. 미군은 탈레반 척결을 위해 아프간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하지만 스탠리 맥크리스털 미군 사령관이 아프간 주민들에게 "당신들의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게 현실이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그간 국가재건 과정에서 매우 실망스러웠고 민족주의적 입장도 취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부정으로 얼룩진 지난해 아프간 대선을 겪으며 이 점들을 확실히 인식했을 것이다. 미군은 전장에서 아프간군과 함께 싸우고 있다. 미국은 카르자이 정부를 공개 비난하는 외교를 계속하면서 협력을 이끌어낼 수는 없다. 이는 아프간 지도자들이 정치적 독립성을 더욱 강화하려는 의지만 제고시킬 뿐이다. 앞서 미국은 내년 7월부터 아프간 주둔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미국과 현지 주민 모두 아프간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방침은 탈레반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과거 존 F 케네디 정부는 지난 1963년 응고 딘 디엠 남베트남 대통령에 대한 군사반란이 계획된 것을 사전에 포착하고도 결국 개입하지 않았다. 남베트남 정부는 전복됐고 베트남은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반면 조지 W 부시 정부는 누리 알말라키 이라크 총리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이라크 정부가 부패하고 무능한 것은 분명했지만 알카에다를 무찌르고 국가를 안정시키겠다는 더 큰 목표 때문이었다. 프랭클린 D 루즈벨트부터 로널드 레이건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전시상황에서 동맹국의 부정과 무능을 일부 용인하며 외교적 목표를 달성해왔다. 오바마 정부는 적의 문제점은 감싸는 반면 친구의 잘못에는 분노하기까지 한다. 그 결과 적은 우리를 덜 무서워하고 친구들은 점점 줄어들 것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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