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호주 16강 일궈낸 히딩크 '마법'

거스 히딩크 감독(60)이 멈추지 않는 `마법'으로호주를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16강에 올려놨다. 23일(이하 한국시간) 슈투트가르트 고트리브 다임러슈타디온에서 열린 2006년독일월드컵축구 F조 조별리그 호주-크로아티아 경기는 그의 신기에 가까운 능력이다시 한번 발휘된 무대였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사커루' 호주는 이날 2-2로 비기면서 조별리그 성적 1승1무1패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호주는 경기 시작 2분만에 크로아티아에 선취점을 내주면서 기선을 제압당했다. 하지만 호주 선수들은 별로 주눅들지 않고 공격의 주도권을 조금씩 잡아갔고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의 핸들링으로 얻은 페널티킥으로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히딩크 감독의 전술은 후반에 더욱 빛을 발했다. 호주는 크로아티아의 거친 공세에 후반 11분 점수를 내줬지만 후반 18분부터 수비수 대신 노련한 존 알로이지(30.알바레스)와 신예 공격수 조슈아 케네디(24.디나모 드레스덴)를 잇따라 투입해 공격의 날을 단단히 세웠다. 결국 파상 공세 끝에 후반 34분 크로아티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해리 큐얼(28. 리버풀)이 때린 슛이 골문을 가르면서 극적인 2-2 동점을 만들었다. 이처럼 경기 후반에 적극적인 공격을 펼쳐 경기 흐름을 바꿔 놓는 전술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일본전 때와 그대로 닮았다. 히딩크 감독은 당시 0-1로 뒤지던 후반전에 공격형 미드필더 팀 케이힐(27.에버튼)과 전방 공격수 알로이지를 투입했고 이 두 선수가 막판에 3골을 몰아치는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월드컵 경험이 거의 없는 호주의 뒷심이 강해진 것은 적재 적소에 선수를 기용하는 히딩크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과 더불어 선수들의 강한 정신력이 발휘됐기 때문이다. 호주 대표팀 대부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뛰어난선수들이지만 그동안 대표팀에서 목표 의식이 부족하고 조직력이 떨어져 강팀으로거듭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2005년 7월 호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넓은 포용력과 카리스마, 그리고 강한 승부욕으로 불과 1년만에 끈질긴 팀으로 바꿔놨다. 호주 대표팀의 주장이자 간판 공격수인 마크 비두카(31.미들스부르)가 "히딩크 감독을 위해서라면 그라운드에서 쓰러질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할 정도로 선수들은 그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이미 1998년과 2002년에 각각 네덜란드, 한국 대표팀을 맡아 월드컵 4강에 올려놓는 업적을 일궈낸 바 있다. 가는 곳마다 승리를 불러오는 히딩크 감독의 마법이 오는 27일 카이저슬라우테른에서 이탈리아와 맞붙는 16강전 등 앞으로 남은 독일월드컵 경기에서도 계속될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