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변동장에도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

낙폭 컸던 종목들보다 반등 때 강세 두드러져

농심·호텔신라 등 관심을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락 후 안정세를 찾고 있다. 다만 신흥국 금융위기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어 당분간 지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출렁일 때는 아무래도 낙폭이 큰 종목에 관심이 간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가 흐름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며 "낙폭 과대주보다는 시장 하락 국면에서도 주가가 견조한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900포인트를 회복했다. 지수 하락세가 일단락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큰폭으로 떨어졌던 종목들에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경우에도 낙폭 과대주보다 하락장에서도 견조한 주가를 유지했던 종목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며 단순히 가격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KD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이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하락폭이 컸던 종목은 그 이유가 있다"며 "양호한 조정세에 투자하라는 증시 격언도 낙폭 과대주보다는 주가 상승세가 뚜렷한 종목에 한정된 얘기"라고 말했다.

조정장에서도 굳건한 주가 흐름을 이어간 투자유망 종목으로는 농심과 한국항공우주·호텔신라가 꼽힌다. 호텔신라 주가는 올 들어서만 26% 넘게 뛰었고 농심(15.74%)과 한국항공우주(8.62%)도 상승세가 무섭다.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한 스낵가격 인상 이후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라면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낵 가격 인상으로 농심의 주당순이익(EPS)은 15%가량 늘어날 것"이라며 "스낵가격 인상에 따른 자체이익 증가보다 라면가격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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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의 경우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해외 면세점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심리를 높이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5일 창이공항의 시계매장 2곳을 개장한데 이어 4·4분기부터는 향수·화장품 매장도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호텔신라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21.55% 늘어난 2조7,919억원, 영업이익은 121.58% 급등한 1,91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는 10년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보잉사와 에어버스사의 항공기 수주 잔액이 1만기를 넘어서 현재 연간 인도량을 기준으로 수주잔액 소진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며 "가와사키중공업 등 일본 중공업 업체를 통해 보잉사와 에어버스에 기체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는 기체부품사업부를 중심으로 꾸준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건설주들도 시장 대비 견조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그동안 저가 수주에 나섰던 해외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며 지난해 1조2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까지 조정을 받았던 주가는 올 들어 10% 이상 오르며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사이클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어 경기민감주들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며 "다만 중국 경기의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철강이나 화학업종보다는 중동지역의 건설 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주들로 투자 포인트를 좁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부터 실적 턴어라운드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은행도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추천하는 업종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KB금융·하나금융지주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8.13%·11.24%·34.26%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더 이상 실적이 나빠질 수 없다는 기대감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주들의 주가가 상승국면을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일시적 조정을 받았지만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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