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터키 순방을 계기로 재계에 터키 투자확대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전자ㆍ차량 관련업체들은 터키를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로템, SK,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노 대통령의 터키 순방을 전후로 앞다퉈 현지 생산기지 확대에 나섰다.
LG전자는 에어컨을 생산중인 터키 이스탄불의 합작법인 LGEAT(LG전자 이스탄불법인)에 투자를 확대, 연산 30만대 규모인 생산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 880만 달러를 투자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생산설비를 확충해나갈 전략이다. 이 회사 김기호 상무(중동아프리카 지역 대표)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터키 공장은 매출이 연간 40~50%씩 성장하는 등 전세계 7개 공장중 가장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새로운 가전사업을 위한 투자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도 동유럽 이동통신시장 진출의 전초기지로 터키에 주목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순방에 동행했던 최태원 SK㈜ 회장은 교통통신부 차관 등과 만나 민영화를 추진중인 통신분야 공기업인 트루크텔레콤의 지분 참여 여부 등에 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로템 역시 터키 철도청과 철도차량 합자회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합자회사 설립이 성공하면 현지 정부가 발주하는 통근형 전동차 공급사업의 수주가 유력시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대자동차는 터키 법인의 생산능력을 연내에 2배로 향상시켜 연산 12만대 규모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KOTRA에 따르면 우리 기업들이 터키 투자 실적은 총 21건에 9,432만9,000만 달러 수준으로 미미한 상태다. 하지만 이처럼 국내 주요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질 경우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를 동시에 아우르는 핵심 전략기지로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KOTRA 해외진출지원센터 관계자는 “터키는 외국기업이 진출할 경우 현지인 고용의무나 국산 원자재 사용의무와 같은 법적 규제를 가하지 않아 투자 환경이 매우 자유로운 편”이라며 “다만 행정적 지원이 아지 취약해 현지 진출기업들은 사전에 투자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