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총선 D-1 글로벌시장 폭풍전야] 구제금융 금리 추가인하 등 '그리스 달래기' 패키지도 준비

■ 국제사회 공조 움직임 분주<br>총선 윤곽 오리무중 "그리스發 패닉 막자" G20 4년만에 실탄 장전<br>자본·국경통제 강화 등 EU, 비상대책 수립속 인센티브 논의도 진전



17일 그리스 2차 총선을 앞두고 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감도는 국제사회 곳곳에서는 총선 이후 금융시장을 뒤덮을 수 있는 대혼란에 대비하기 위한 분주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스발(發) 시장 패닉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주요20개국(G20)은 지난 2008년 리먼사태 이후 4년 만에 다시 뭉쳐 유동성 장전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에 대한 국경 및 자본통제 등 비상대책을 준비하는 동시에 그리스에 들어설 새 정부를 유로존에 묶어두기 위한 '당근'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긴축에 지친 그리스인들이 유로존 회원국 자리를 내건 구제금융 재협상을 선택할지, 안정을 위해 긴축이행과 유로존 잔류를 선택할지, 전세계의 이목이 그리스인들의 한 표를 지켜보고 있다.


◇총선 결과 오리무중…국제사회 초비상= 유로존의 앞날을 좌우할 그리스 2차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선거 결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달 1차 총선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긴축재정을 지지하는 신민당과 긴축반대,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건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지지율이 박빙의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여론도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되 긴축에는 반대하는 이율배반적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그리스 사태에 대한 공포와 불안심리가 시장을 뒤덮으면서 국제사회에는 비상이 걸렸다. 긴축이행과 유로존 잔류를 표방하는 신민당 정권이 유지될 경우 상황은 급속도로 호전될 수 있지만 시리자 정권이 들어설 경우 대규모 자금 이탈과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주변국으로의 위기 확산과 사실상의 유로존 붕괴 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차원에서는 그리스인과 그리스 자금의 급격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자본통제ㆍ국경통제와 함께 스페인 등 주변국으로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확산에 대비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는 등 비상대책을 수립하고 선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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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액션'나설까=파괴력을 가늠할 수 없는 유로존 패닉 사태에 대비해 G20도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나섰다. 오는 18~19일 멕시코 로스 카보스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유동성 공급을 위한 공조 채비에 착수했으며 민간은행들이 달러화를 조달하기 어려울 경우 각국 중앙은행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간 '통화 스와프'를 통해 달러화를 공급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이번 G20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재무장관 회동도 두 차례나 예정돼 있다. 통상 G20 정상회의에서 재무장관들은 두드러진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 주요 선진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별도 회동할 가능성도 열어 뒀다.

한편 유로존 위기 여파로 경기침체와 시장불안이 가시화하고 있는 영국은 이날 대규모 유동성 공급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영국 재무부와 중앙은행(BOE)은 수주 내에 은행권에 대한 장기저리대출과 6개월 만기의 단기유동성기금을 푸는 등 총 1,000억파운드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EU, 그리스인 '달래기' 위한 인센티브 마련도=한편 오랜 긴축과 경기침체로 분노하는 그리스인들을 달래기 위한 '인센티브' 논의도 진전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그리스 새 정부를 현 구제금융 협약에 묶어두기 위해 구제금융 금리 추가 인하와 상환기간 연장, 그리스 공공 부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유럽개발은행(EIB) 지원 등을 비롯한 인센티브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재정긴축과 개혁이행을 약속한 신민당 주도의 새 정부를 염두에 둔 것이다.

익명의 EU 관계자는 "신민당이 승리할 경우 EU는 구제금융 협약을 이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약속해주기를 기대한다"며 그에 대한 대가로 EU는 "그리스의 삶을 덜 고달프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새 정부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EU는 시리자가 승리할 경우에도 같은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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