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 최대 국부펀드 GPFG PIIGS 국채시장서 대거 탈출

"재정문제 해결방식 실망" 유로존 팔고 신흥국에 투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가연기금(GPFG)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뇌관인 피그스(PIIGS, 포르투갈ㆍ이탈리아ㆍ아일랜드ㆍ그리스ㆍ스페인)의 국채를 던지고 있다. 대신 브라질ㆍ인도ㆍ멕시코ㆍ한국 등 신흥경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어 글로벌 자금시장의 흐름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GPFG는 지난해 말 기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에 각각 38억크로네(7,475억원)와 7억4,300만크로네를 투자했으나 최근 이를 전량 매각했다. GPFG는 또 그리스 채무교환 협상 전에 보유하고 있던 13억크로네 규모의 그리스 국채도 처분했다.


GPFG가 보유하던 이탈리아ㆍ스페인 국채도 지난해 말 기준 각각 330억크로네와 180억크로네에서 현재 266억크로네와 156억크로네로 줄었다. 올 1ㆍ4분기 GPFG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투자 중 유로존 국채의 비중은 지난해 9월 44%에서 39%로 줄었다. GPFG의 자산은 6,000억달러 이상으로 유럽 전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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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노르웨이 재무장관은 최근 유럽 국채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를 60%에서 40%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GPFG가 유럽 국채를 내던지고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그리스 채무협상 등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문제 해결과정에서 보여준 태도에 실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GPFG는 특히 유로존 지도자들이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유럽투자은행(EIB) 등 그리스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에 일방적으로 감가상각을 요구하고 집단행동조항(CACs)을 적용해 민간채권단 보유국채에 53.5%의 손실부담을 강요한 데 대해 불만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GPFG의 이 같은 조치가 유로존 재정문제 해결방식에 대한 '큰손'의 경고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르웨이투자청(NBIM)의 윙베 슬링스타드 최고경영자(CEO)는 이와 관련해 "장기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리는 남유럽 5개국은 물론 유럽 전체의 상황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각한 구조적인 도전과 통화 문제에 직면한 유로존 대신 브라질ㆍ멕시코ㆍ인도ㆍ한국 등 신흥경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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