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M&A시장 동향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경제신문에서 거의 매일 인수합병(M&A) 관련 기사를 읽을 수 있게 됐다. 최근 M&A시장의 동향을 글로벌 M&A시장 동향과 국내시장 동향으로 나눠 살펴보겠다. 우선 글로벌시장 동향은 네 가지 정도로 나눠 이야기할 수 있다. 첫째, 미국시장을 비롯해 전체적으로 지난 2001년을 저점으로 상승 중에 있으며 올해도 지금까지 2만5,000여건의 M&A가 이뤄져 200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M&A시장도 이러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이후 세계시장 급팽창 둘째, 글로벌 M&A시장에 중국과 인도의 제조 업체들이 비중 있는 플레이어로 가담할 것이다. 이들은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기업들을 매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도의 최대기업인 타타그룹과 중국의 상하이차 등은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하이차는 올해 초 쌍용자동차를 인수한 데 이어 영국의 소형차 업체인 MG로버도 인수하려 하고 있다. 셋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사모펀드(PEF)가 참여하는 M&A가 증가하고 있다. PEF가 참여한 M&A의 경우 2003년에 전년 대비 40%가 증가했고 2004년에 60%가 증가했으며 이러한 상승 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활약하고 빠진 소버린이나 아직도 남아 있는 론스타ㆍ카라일도 모두 PEF이다. 넷째, 일본에서는 가장 일본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닛산자동차가 프랑스의 르노에 인수되며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을 본 고이즈미 내각이 각종 규제를 완화해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규제 완화로 적대적 M&A가 문제가 돼 황금주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제 국내 M&A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첫째, 하이닉스반도체ㆍ현대건설ㆍ대우건설ㆍLG카드ㆍ대우조선해양 등 굵직굵직한 물건들이 아직 주인을 기다리고 있고, 흥아해운이나 세양선박 같은 중규모 딜들이 시장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소버린 같은 투자가들이 배를 불리고 빠져나간 자리에 H&Q나 씨티코프벤처 같은 외국 투자가들이 흥미를 보이고 있고 셋째,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국제기관에서도 우리나라 M&A시장 조사를 위해 직접 사람을 파견, 정부 관료들은 물론 민간 부문의 전문가들과 회의를 했다. 이번에 IMF에서는 특히 중소기업의 M&A를 저해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중소기업 M&A 활성화를 위해 취해야 할 조치들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를 했다. 넷째, 지난달 30일 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중소기업 창업투자사들이 투자기업에 대한 경영 참여가 허용됐다. 그동안은 자본만 투자했지만 이제는 직접 경영에 참여할 수 있어 기술은 우수하나 관리 능력과 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던 벤처기업들을 도울 수 있게 돼 중소기업 M&A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도 벤처중심 활성화 기대 다섯째, 국내 투자로 어느 정도 실력을 배양한 투자회사들이 외국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M&A협회의 회원사이기도 한 KTB네트워크와 스틱IT투자 같은 회사들은 해외 진출을 위해 편드 결성을 준비 중이다. 그리고 KTB네트워크는 중국에 투자했던 회사를 홍콩 증시에 상장시킨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아마 이러한 성공 사례는 박세리와 김미현이 미국 LPGA에서 성공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여자 프로골퍼들이 경쟁적으로 국제 프로골프시장에 뛰어든 것과 같은 효과라는 생각이 든다. 끝으로 대기업은 물론 중ㆍ소규모 기업들도 회사 내에 M&A팀을 두거나 기획실에 M&A 담당자를 둬 직접 M&A에 나설 준비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여섯 가지 요인과 과거 증시가 상승 국면일 때 M&A가 활발했던 점까지 감안하면 앞으로 우리나라 M&A시장은 아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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