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이민자 수 줄었다

일자리 감소로 작년 10만여명


경기침체 탓에'다민족 용광로'였던 미국의 이민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통계청 자료를 인용, 지난해 미국 내 총 이민자 수가 전년보다 10만여명 감소한 3,796만명에 그쳤다고 23일 보도했다. 지난 2000년부터 2006년 사이 한해 평균 100만명씩 무서운 속도로 증가했던 미국 내 이민자 수가 줄어든 것은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이민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멕시코 출신 이민자 수는 지난해 총 1,140만명으로 전년보다 30만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연구원은"미국에 불법 이민자가 워낙 많아 정확한 통계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여타 기관의 수치를 종합해 볼 때 이민자 수가 예년보다 줄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이민자들의 수가 줄어든 원인으로는 경기침체가 지목됐다. 미국 내 일자리 수가 적어지면서 '기회의 땅'이라는 이미지가 퇴색됐다는 것. 특히 히스패닉계의 경우 이전까지 백인ㆍ흑인들보다 높은 취업률을 자랑했지만, 경기침체기에는 더 가파른 실업률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캘리포니아주 히스패닉계 거주지역의 구직센터 소장인 앤젤 올베라는 "건설현장 일용직 일마저 귀해지면서 많은 히스패닉계들이 귀국을 택했다"고 말했다. 워싱턴 소재 건설업체인 앱도의 짐 앱도 회장은 "3년 전보다 채용인원수가 30% 줄었다"면서 "요즘에는 미국에서 번듯한 일자리를 얻어서 고향에 송금할 목적으로 오는 이민자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민법을 완화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경기회복이 최우선순위가 되면서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