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환율 하락에 부산해진 은행 창구

"투자 적기"… 달러예금 한달새 31억 늘어

유학자금·물품대금 달러 매입 문의 쇄도

PB "분할 매수 바람직"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점을 경신하며 지난 27일 1,013원선까지 내려앉으면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센터와 부자 고객이 많은 강남 일대 지점이 부쩍 부산해졌다. 환율 하락 폭이 단기에 가팔랐던 만큼 일부 고객이 당혹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차분한 모습이다.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던 데다 그간의 학습효과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달러 자산의 경우 환차익을 겨냥한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자 중심의 자산가 고객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큰 동요가 없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PB들은 달러의 추가 하락을 점치면서도 달러의 분할 매수 전략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공성율 KB국민은행 목동PB 팀장은 "자산 분산이라는 큰 틀에서 통화 분산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며 "달러 예금을 비롯해 달러투자상품·달러연금보험 등 달러로 자산을 운용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차분한 대응…달러표시자산 매력적=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 현대 지점장은 "원·달러 환율이 다시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010원대에 재진입했지만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1,040원대가 붕괴됐을 때 달러 매입 여부 등을 타진하기 위한 고객 문의가 30~4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다른 풍경"이라며 "고객들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내성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 환율 하락 폭만 보면 패닉이 생길 만도 하지만 현 상황을 투자 호기로 여기는 고객이 많다고 은행들은 입을 모은다. 실망 매물을 쏟아내는 고객은 별로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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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팀장은 "지금이 투자 시기라는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며 "특히 자녀 유학 자금, 물품 대금 등을 위해 달러가 필요한 실수요자들은 달러가 쌀 때 사둬야 하지 않느냐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가 많이 하락한 만큼 원화가 아닌 달러로 펀드나 금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상품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설명했다. 김 지점장도 "선진국 국부펀드의 투자 수요와 수출로 인한 달러 유입으로 달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트렌드가 장기화될 수는 없는 만큼 달러예금을 비롯해 달러표시자산에 긍정적인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는 관망, 실수요자는 분할매수=원·달러 환율은 3월 말부터 원화 강세 흐름이 쭉 이어져왔다. 은행 PB들은 이 기간 분할 매수 전략을 조언해왔다.

실제로 신한·하나·국민·우리·외환 등 5대 은행은 지난 4월 한 달 새 달러 예금 잔액이 31억달러 늘어나는 등 달러 예금 잔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단기 투자 관점에서 달러를 매입한 고객이라면 현재 환율 수준은 당혹스러울 수 있다. 실제로 올 초부터 선진국의 출구 전략 등을 염두에 두고 달러를 대거 매입한 일부 투자자들은 투자 손실이 적지 않은 상태다. PB들도 투자자라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회를 관망할 것을 권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3·4분기까지, 길게는 연말까지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입장이 조금 다르다. 분할 매수에 방점이 찍힌다. 김 지점장은 "환율이 세자릿수까지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환율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있는 만큼 위험 분산과 수익률 관점에서 달러를 매입해나가는 게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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