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1월 5일] 스마트폰 스마트하게 사용해야

"예전에는 지하철에 타면 책을 읽었는데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쓸데없는 짓만 하네요." 한 지인이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다. 그러고 보니 기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까지는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고 외국어공부도 할 계획이었지만 전자책은커녕 뉴스 애플리케이션조차 들여다본 적이 드물었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1, 2주 정도는 그러려니 했지만 몇 달이 지나서도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이미 질려버린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습관적으로 실행하는 버릇도 생겼다. 어느새 지하철 풍경에서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스마트폰이 됐지만 다른 사람들도 사정은 비슷해 보인다. 최신형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게임이나 DMB 같은 '짧은 엔터테인먼트'에 빠져있기 일쑤다. 스마트폰은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면서 소비자들을 열광시켰지만 정작 새로운 기기를 쓰는 사람들의 모습은 변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결국 스마트폰 광고에서 선전하듯 스마트폰 때문에 이용자들이, 또 그들의 삶이 본질적으로 바뀌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쪽에서는 끊임없이 새 기계를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잠시 차창 밖을 내다보며 머리를 비울 시간, 오랫동안 고민했던 문제를 되씹어볼 시간을 빼앗아갈 수도 있다는 사실은 알려주지 않는다. 스마트폰 때문에 '후유증'을 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이용자 각자에게 맡겨진 숙제가 됐다. 물론 이제 와서 스마트폰의 등장을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스마트폰의 보급화와 태블릿PC의 본격적인 국내시장 상륙, 스마트워크 붐 등을 계기로 스마트폰이 기대했던 만큼의 변화를 몰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각자의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고 기업과 개발자들은 보다 지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소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교육적인 용도로 쓰이길 바라는 수많은 부모 소비자들의 눈이 무서워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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