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덤핑심화 모뎀시장 ‘기현상’/고속이 저속보다 싼값 유통

덤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뎀시장에서 전송속도가 더 빠른 33.6Kbps급의 일부제품이 28.8Kbps 보다 싼 가격으로 유통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23일 용산전자상가에 따르면 지난 8월 13만원 이상을 호가하던 33.6Kbps(Kbps=1초당 1천비트 전송)의 일부제품이 최근 덤핑현상의 심화로 7만원까지 떨어지면서 8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는 28.8Kbps 보다 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5월 이후 반년만에 28.8Kbps 제품의 가격이 절반이하로 폭락한데 이어 발생한 것이어서 혼란을 겪고 있는 모뎀시장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수급불안에 따른 덤핑현상이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33.6Kbps 제품이 28.8Kbps보다 이론적으로 초당 4.8Kbps만을 빠르게 전송할 수 밖에 없어 전송속도가 2배정도 빨라졌던 기존의 업그레이드에 비해 성능면에서 크게 향상되지 못했고 33.6Kbps를 기반으로 한 PC 통신서비스가 자리잡지 못한 것도 또다른 원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대부분의 통신서비스가 33.6Kbps로 재편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기현상은 무엇보다 덤핑현상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모뎀유통시장인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이달들어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츠사(TI)의 칩을 탑재한 33.6Kbps 내장형 제품 중 12만원에 거래되는 US로보스틱스사의 제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이 덤핑 물량의 급증과 함께7만∼8만원정도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한편 용산전자상가의 한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에 따라 앞으로 단종될 제품도 많아 자칫 소비자들이 가격만 보고 구입할 경우 애프터서비스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자들은 제품에 내장된 칩셋이나 브랜드 등을 고려해 제품을 구입하는 요령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김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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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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