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변리사·변호사·공인회계사 서울집중 갈수록 '심화'

"지방에선 수입 적다" 서울개업 갈수록 늘어 강원도 춘천에서 바이오관련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A사장은 최근 특허등록을 하려다 난감한 일을 겪었다. 2년여의 연구 끝에 개발한 기술을 특허등록 하기 위해 특허법률사무소를 찾았지만 춘천에서 개업하고 있는 변리사는 한명도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개발한 기술의 상품화와 영업에 눈코뜰 새 없이 바빴지만 A사장은 어쩔 수 없이 서울까지 가서 특허출원을 마쳤다. 이 과정에서 비용을 추가로 지출한 것은 물론이고 귀중한 시간마저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했다. 이처럼 기업을 운영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변리사와 변호사, 공인회계사 등 전문인력의 서울 집중현상이 심해지면서 지방에 있는 기업들이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17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월말 현재 개업 변리사 1,762명 가운데 서울에 소재지를 갖고 있는 변리사는 83.2%인 1,466명에 달했다. 반면 특허법원과 특허청이 있는 대전에 있는 변리사는 겨우 53명으로 전체의 3.0%에 불과해 특허청의 지방이전도 서울집중의 완화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강원과 전남, 제주 등에는 변리사가 단 한명도 없었다. 이와 관련, 대한변리사회 관계자는 "의뢰기업이나 개인이 서울에 집중돼 있어 대부분의 변리사들도 수입이 좋은 서울에 몰리고 있다"며 "강제적으로 분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협회차원에서도 별다른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특허청 산업재산보호과의 한 관계자는 "변리사들을 지방으로 유인하기 위해 여러 혜택 부여를 검토했지만 한계가 있었다"며 "지난해 200명을 신규 선발하는 등 기존 특허사무소만이 아니라 일반기업이나 지방에도 공급될 수 있도록 변리사공급을 점차 늘여나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업계도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 15일 현재 대한변호사협회에 등록된 개업 변호사는 모두 4,993명으로 그 중 65.8%인 3,285명이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최근 들어 더 심해져 지난 1년간 신규등록자 447명중 78.5%인 351명이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이 같은 서울집중 심화에 따라 서울 변호사의 1인 당 평균 수임건수는 99년 53.5건에서 99년 46.9건, 지난해는 41.5건으로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사시 졸업생 1,000명시대가 지속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공인회계사의 경우도 지난 15일 현재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등록된 개업 공인회계사는 모두 4,390명으로 그 중 74.9%인 3,288명이 서울에서 개업했다. . 최수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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