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엔저에 일본계 자금 한국 회사채 또 기웃

이마트·롯데하이마트에 뭉칫돈


일본이 정권교체 이후 적극적인 통화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엔화가치가 급락하자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일본계 자금이 다시 우리나라 회사채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

18일 채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마트가 실시한 1,000억원 규모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에 대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1,5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주목할 점은 이날 수요예측에 참여한 한 기관에서 1,000억원에 달하는 뭉칫돈을 한꺼번에 넣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자금이 일본계 은행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하고 있다. 9월에 이마트가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을 때는 국내 기관 자금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최근 국내 회사채시장에서 일본계 자금이 조금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번에 이마트에 들어온 자금 가운데 상당액도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 은행의 자금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일본계 자금의 국내 회사채 매입은 이달 들어서만도 벌써 두번째다. 10일 끝난 롯데하이마트의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때는 일본계 자금이 인수 의향을 나타내면서 발행금리를 3.22%까지 떨어뜨린 바 있다.

일본계 자금은 이전에도 롯데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회사채 투자에 참여해왔지만 한일 간의 독도 갈등이 불거진 후에는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하지만 일본 정권교체 이후 등장한 아베 신조 내각이 적극적인 통화완화정책을 시사하면서 원ㆍ엔 환율이 급락 추세를 보임에 따라 환차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데다 최근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지자 매수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독도 갈등 이후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일본계 자금이 최근 원ㆍ엔 환율이 하락하자 롯데나 신세계 등 신용등급 AA급 이상인 유통업체의 회사채를 중심으로 선택적 매수에 나서는 경우가 눈에 띈다"며 "발행규모도 건당 500억~1,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계 자금의 국내시장 유입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 증권사 기업자금 담당 임원은 "현재 일본 기관투자가 중 상당수는 자국 내에서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며 "앞으로 원화가치가 다른 이머징 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원화자산에 투자할 여지는 여전히 많다"고 전했다.


송영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