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명품 및 유통업체들이 비상이다. 일부 명품업체는 환율 급등에 따라 이미 제품 가격을 인상했거나 조만간 가격 인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백화점들은 해외 직수입 브랜드의 마진을 줄여가며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계상황에 다다르고 있으며 대형마트의 수입 신선신품의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이 달 초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품목별로 가격 인상 폭은 차이가 있지만 최소 한 자릿수에서 최고 10% 이상 가격을 올렸다. 프라다코리아는 아직까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지 않았지만 본사에서 조만간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상황이다. 프라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는 가을ㆍ겨울 시즌의 중반이라 상대적으로 영향이 덜 하지만 봄ㆍ여름 물량이 본격적으로 풀리는 오는 11월 중순 이후부터는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메스코리아도 환율상승에 따른 수입가격 상승부담을 아직까지 자체 흡수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환율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다른 나라와 제품가격을 비교한 후 가격을 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직수입 의류 브랜드를 판매하는 백화점들의 속앓이도 심화되고 있다. 직수입 의류브랜드의 원가가 올랐지만 국내 브랜드들과 경쟁이 심해 환율상승 부담 만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마진을 줄여 환율상승에 대응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급등추세가 지속되면 현 가격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롯데ㆍ신세계ㆍ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업체들은 해외직수입 의류 브랜드들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매장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경쟁적으로 편집매장을 확대해 왔다.
이정훈 롯데백화점 글로벌패션 사업부 매니저는 "제품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고 해외 본사에 수입 원가를 인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수입 신선식품의 경우 그때그때 상품을 들여와야 하는 관계로 환율 상승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수입 바나나 100g의 가격은 현재 188원으로 상반기 이후 계속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데 보통 하반기에 가격이 10~20% 떨어지는 수입 과일의 특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가격이 오른 셈이다. 또 호주산 척롤 100g 가격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지난 8월 1,480원에서 10월에는 1,680원으로 13.5% 올랐으며 척아이롤은 같은 기간 11.9% 상승했다. 10월부터 본격 출시되는 일본산 수입 생태 한 마리 가격도 3,000원선으로 지난해보다 15~20% 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