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14일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을 소환, 대북송금 경위 등을 조사했다.
특검팀은 김 사장이 정몽헌 회장이 대북송금을 사전에 지시했는지, 개성공단 조성 등 7대 남북경협사업 등에 대한 대가로 현대측이 그룹 차원에서 북에 송금한 정확한 액수 등을 추궁했다.
특검팀은 특히 김 사장이 2000년 6월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현대측이 추진한 각종 대북사업에 깊숙이 개입했던 점에 주목, 사업 추진 배경 및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성 여부를 캐고 있다.
특검팀은 김 사장으로부터 현대 대북사업 계획서와 남북경협계약서 등 관련자료를 임의 제출받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억달러가 남북정상회담 하루전인 2000년 6월12일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에 개설된 북한 국영은행 계좌 등으로 입금됐다는 정황을 포착, 구체적인 경위를 추궁중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입금된 곳이 여러 곳이기 때문에 꼭 국영은행이라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며 “입금 경로에 따라 시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 이를 해명하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팀은 2000년 6월 현대전자(현 하이닉스) 미국ㆍ일본 법인이 현대건설런던지사에 1억달러를 대여한 것이 본사 보고와 승인을 거치지 않고 이뤄졌다는 단서를 확보, 경위를 조사중인 것을 알려졌다.
특검팀은 또 2000년 6월26일 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대출해준 1,500억원이 대북송금 액수를 보전하는데 쓰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출 경위 및 용처 등을 확인중이다.
<김한진기자 siccum@sed.co.kr>